22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서 열린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의 첫 공판에 출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소와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날 "평소 활기가 넘치던 전직 대통령은 깊은 수심에 잠긴 듯 보였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전현직 대통령 중 최초로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나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평소와는 달리 매우 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팔짱을 낀 채 먼 곳을 바라보거나 거의 움직임 없이 앞을 응시했다. 또는 변호인들과 잠시 속삭이거나 배심원단을 힐끔 쳐다볼 뿐이었다.
검찰이 45분에 걸쳐 피고인 혐의를 설명하는 모두 진술을 하는 중에도 그 쪽으로 눈길을 돌리지 않았다.
텔레그래프는 이날 그의 태도는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판사를 향해 거침없이 발언을 쏟아내는 것으로 유명했고, 자신의 좌절감을 언론에 전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표정을 짓곤 했다"고 전했다.
이날 법원 바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혈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일대 혼잡이 빚어질 수 있다는 당초 예상과 달리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뉴욕 당국이 시위 장소로 지정한 공원에 모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도 소수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동차를 타고 법원으로 향할 때 공원에는 지지자들보다 반대파들이 더 많았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차창 밖의 모습이 분명 맘에 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 출석 직전인 이날 오전 7시께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나가서 평화롭게 항의하라.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의미의 트럼프 전 대통령 캐치프레이즈)를 지지하기 위해 집결하라. 우리나라를 구해달라!"라고 썼다.
오전 8시50분 께에는 자신의 지지자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차별을 받고 있다며 시위자들 수가 적은 것은 자신을 겨냥한 '음모'를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3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 배우 출신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과거 성추문 폭로를 막기 위해 '입막음 돈'을 주고 그 비용과 관련된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지난 19일까지 배심원 선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이날 첫 심리기일을 진행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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