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급등…조정 끝났나
HD현대중공업, 조선·해양에너지 분리
엔화, 34년래 최저…여행주 수혜 기대
<앵커>
'이슈레이더' 시간입니다. 한국경제TV 박찬휘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오늘 장을 움직일 첫 번째 키워드, 실적 기대주입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최근 국내증시가 이란-이스라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증시를 지탱하는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이 나오면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는 4.5%, 코스닥 지수가 6.6% 급락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증시 투자자들의 속앓이도 깊어지고 있는데요. 증시 부진을 타개할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실적 기대주를 노리는 겁니다. 오늘도 여러 기업들이 실적을 내놓는데요. 이중에서 1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기업을 정리해봤습니다.
먼저 삼성바이오로직스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전년 대비 매출은 27.3% 늘어난 9,180억 원을 영업이익은 15.5% 증가한 2,214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4분기 생산량 확대와 원·달러 환율 강세로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입니다.
삼성물산도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데요.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1.4%, 0.8% 늘어날 것으로 관측됩니다. 바이오 부문 이익 증가와 건설 부문 신규 수주 호조에 따른 겁니다. 여기에 패션 부문도 성수기 효과와 온라인 매출 성장 지속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입니다.
다음은 LG이노텍입니다.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0.9%, 영업이익은 17.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로벌 소재·부품기업인 LG이노텍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마찬가지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원·달러 환율 강세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됩니다.
반면 오늘 1분기 성적표를 공개하는 HD현대건설기계의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판매시장의 금리가 여전히 높아서 해외 매출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인데요. 특히 중국 시장 굴착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두 번째 키워드, 반도체 업황으로 뽑았네요?
<기자>
간밤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를 필두로 반도체 기업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2.21% 상승했습니다. 다만 최근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증권가에선 반도체 업황에 대해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먼저 긍정적인 전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최근 삼성전자의 낸드 가동률이 90%에 달했다며, 이를 두고 반도체 업계 불황이 끝나간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업황 악화에 따른 제품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SK하이닉스는 2022년 말부터,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부터 감산을 시작한 바 있는데요. 이때 가동률이 60%까지 추락했는데 이와 비교했을 때 대폭 상승한 겁니다.
낸드 가동률이 급격히 올라간 것은 AI 기업들이 서버를 증설하면서 추론용 데이터 저장장치인 낸드의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업황 회복 기대감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실적 개선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반면 일각에선 기술적 반등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반도체 업계 투자 사이클이 정점에 달했다며 1분기 실적을 볼 것이 아니라 2분기 이후 흐름에 주목하라는 겁니다. KB증권은 반도체 기업들이 2분기 이후 주가 상승률이 둔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요. 반도체 수요 회복에 재고가 점점 줄어들면서, 재고를 다시 쌓아야 할 시기가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보통 재고 확충 시기에선 반도체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20%까진 가파르게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가 그 이후에 이익률 상승폭과 속도가 크게 둔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는데요. 이렇게 되면 반도체 기업들에 대해 연초 같은 주가 상승률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당분간 반도체 업종의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투자 시 신중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세 번째 키워드, HD현대중공업 이슈도 소개해 주시죠.
<기자>
HD현대중공업이 기존 조선해양사업부에서 해양에너지 부문을 따로 떼어낸다고 밝혔습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그룹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조직 개편에 나선 겁니다. 이에 따라 기존 조선사업부는 상선사업만 담당하게 됐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다음달 1일부터 해양에너지사업본부를 출범할 예정인데요. 초대 본부장에는 원광식 전 해외공사 부문장이 선임됐습니다.
그동안 해상 플랜트 등 해양 사업은 한때 국내 조선업체에게 있어 조 단위 적자를 기록해 실적의 발목을 잡는 골칫거리로 여겨져 왔습니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은 이번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1분기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양 사업부 만큼은 여전히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다만 해양 사업부에 대한 전망은 밝습니다. 최근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해양 에너지 사업이 미래 성장성 측면에서 재조명 받고 있기 때문인데요.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에 따르면, 전 세계 해상풍력 시장은 2032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따라서 이번 조선과 해양사업부 분사는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만년 적자 사업이었던 해양 사업부를 떼어내게 돼 실적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게 됐고, 따로 떨어져 나온 해양에너지사업본부는 회사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향후 HD현대의 새로운 먹거리로 성장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앵커>
마지막 키워드 공모주입니다. 엔화가 3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죠.
<기자>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5엔 부근까지 오르며 엔화 가치가 34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4.7엔까지 치솟았는데요. 엔화 가치가 달러당 154엔대 후반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1990년 6월 이후 약 34년 만에 처음입니다.
엔·달러 환율은 올해 초 140엔 대를 유지했지만, 미국과 일본 간의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서 시장에서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움직임이 확대되자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엔화 약세에 따른 수혜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여행항공주가 꼽히는데요. 국내 기업 중에선 대한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등이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공격적인 항공편 증설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높은 여행수요가 매출과 영업이익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실제로 엔화 약세로 최근 일본 여행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일본 관광국 데이터 확인 결과,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총 308만여 명으로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엔화 약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본 여행 수요에 따른 매출 증가가 올 하반기 실적에도 계속해서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에어를 제외하고 여행항공주 대부분이 최근 주가가 부진한 모습인데요. 일본 여행 수요 확대와 1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주가 반등 기대감이 높은 만큼 향후 주가 추이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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