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양대 축인 독일과 프랑스 여당이 모두 유럽의회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후폭풍에 휘말렸다.
독일에서는 신호등 연립정부 파트너인 사회민주당(SPD)·녹색당·자유민주당(FDP) 모두 2019년 치러진 직전 유럽의회 선거는 물론 연정을 출범시킨 2021년 총선과 비교해서도 득표율이 폭락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소속 르네상스당이 극우 국민연합(RN)에 완패하자 9일 저녁 전격적으로 의회 해산과 이달 30일 조기 총선을 선언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10일(현지시간) 독일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총리가 속한 SPD는 전날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득표율 13.9%를 기록했다. 5년 전 유럽의회 선거 당시 15.8%에 비해 1.9%포인트, 2021년 총선 25.7%와 비교하면 11.8%포인트 떨어졌다.
녹색당은 지난 유럽선거에서 20.5%로 득표율 2위를 기록했으나 이번에는 11.9%로 반토막 났다. 2021년 총선 당시 득표율은 14.8%였다. FDP는 5.2%로 직전 유럽선거 당시 5.4%와 비슷한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총선 때 11.5%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번 선거에서는 독일대안당(AfD·15.9%)이 최근 몇 년간 불린 지지세를 확인하고 지난해 좌파당에서 분당해 처음 선거에 참여한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6.2%)이 선전하는 등 정치 지형 변화가 감지됐다.
전날 득표율 합계 30.0%로 제1당 자리를 지킨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은 2021년 출범 이후 지지율이 꾸준히 하락한 집권 신호등 연정에 대한 유권자의 심판으로 규정했다.
카르스텐 린네만 CDU 사무총장은 "신호등 연정은 AfD의 득세에 결정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숄츠 총리에 대한 연방의회의 신임투표를 주장했다. 이어 "연정이 방향을 바꾸거나 새로운 선거를 위해 길을 터야 한다"며 의회 해산과 조기총선을 언급했다.
연정 파트너들은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총리 불신임 등 연정 개편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비잔 드지어자라이 FDP 사무총장은 "신임투표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누가 집권하든 엄청난 도전이 있다"고 말했다. 자스키아 에스켄 SPD 대표는 "연방총리는 세 정당이 함께 구성한 이 정부의 수장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