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역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우파 정당의 약진이 두드러져, EU의 미래 정책 방향에 변화 예상
유럽 의회 선거가 지난 6일부터 나흘간의 투표 끝에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선거는 EU 27개국에서 약 3억 7천만 명의 유권자가 참여해 총 720명의 의원을 선출했으며, 선출된 의원들의 임기는 5년입니다. 브렉시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중동 및 아프리카에서의 난민 유입 등 여러 복합적인 이슈들 속에서 처음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는 30년 만에 최고 투표율인 51%를 기록하며 유럽 전역의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럽의회 내 최대 정당인 유럽국민당(EPP)이 186석을 확보하며 선두를 지켰고, 이는 기존보다 10석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반면, 제2당인 사회민주진보동맹(S&D)은 139석으로 기존 세력을 유지하거나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3당인 리뉴유럽은 20석을 확보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강경 우파 성향의 정당들이 선전했다는 것입니다. 유럽 보수와 기민당(European Conservatives and Reformists)이 70석을 차지하며 제4당으로 올라섰고, 극우 성향의 정체성과 민주주의(ID)가 60석을 확보하며 기존보다 11석이나 늘렸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유럽 전역에서 우파 정당의 약진이 두드러졌음을 의미하며, 이는 향후 EU의 정책 방향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특히, 강경 우파 진영이 연합해 교섭 단체를 형성할 경우, 보호무역 정책과 친환경 정책이 후퇴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번 선거는 각국 정치권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도 띠고 있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 국가들에서의 선거 결과는 해당 국가들의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독일에서는 숄츠 총리가 속한 사회민주당 연합이 3위로 추락했고, 프랑스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르네상스당이 야당에게 참패하며 조기 총선을 선언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극우 정당 '이탈리아 형제들'이 이번 선거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승리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는 향후 EU의 정책, 특히 환경 정책과 이민 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스와 CNBC는 유럽의 그린딜 정책과 내연기관 차량 판매 금지 법안, 재생에너지 보조금 정책의 후퇴 가능성을 지적하며, 이민자에 대한 단속 강화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의 공동 지원 기조의 불투명성을 보도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유럽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와 정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럽 주요 증시의 하락과 유로화의 약세는 선거 결과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앞으로의 정치적 변화가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음 달 16일에 개원할 제10대 유럽의회와 12월 1일에 공식 출범할 차기 EU 집행부의 구성과 정책 방향이 주목됩니다.
김예림 외신캐스터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