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혁명이 저소득 근로자보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나 데이터 과학자와 같은 고임금 노동자들에게 더 큰 충격을 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영국 비영리 기관 'AI 거버넌스 센터',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소속 연구진은 이날 과학저널 사이언스지에 이러한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연구진은 학습을 마친 GPT-4 거대 언어 모델과 인간을 대상으로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이 작업 결과물의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소요 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는지' 여부를 검증했다. 검증 대상 직업군은 모두 923개였다.
그 결과 근로자의 5명 중 1명은 업무의 절반 이상이 AI 기술의 발달로 잠재적 영향을 받는다고 인식했다. 그리고 AI의 영향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직업군으로 블록체인 엔지니어와 임상 데이터 관리자, 홍보 전문가, 금융 분석 전문가 등 고소득 직종이 꼽혔다.
반면 오토바이 정비사나 석공 등은 AI 기술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평가됐다.
FT는 이번 연구 결과가 컴퓨터화로 단순 사무직 노동자들이 대거 퇴출당했던 과거와 달리 AI 기술의 발달이 보수가 낮은 직업보다 고소득 직종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짚었다.
논문 공동 저자인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대니얼 록 교수는 "지식 노동자들은 정보를 처리하는 일을 하는데, 거대언어모델이 하는 일은 결국 정보 처리 속도를 높이는 것"이라며 고소득 직종이 더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록 교수는 "지금 단계에서는 AI가 노동수요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가늠하기는 어렵다"며 "AI의 영향에 노출되는 것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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