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맥주 시장 1위를 20년 이상 차지해 온 '버드 라이트'가 트랜스젠더 협찬으로 논란이 된 이후 1년여 만에 3위로 추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미 맥주 시장에서 버드 라이트의 점유율이 지난달 6.5%를 기록해 전체 3위로 밀려났다고 보도했다.
컨설팅회사 범프 윌리엄스가 지난 6일까지 4주간의 닐슨IQ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멕시코 수입 맥주 '모델로 에스페시알'의 점유율이 9.7%로 1위이고, '미켈롭 울트라'가 7.3%로 2위였다.
모델로 에스페시알은 작년 이래 달러 기준 매출이 버드 라이트를 넘어섰다. 7월 4일 미 독립기념일 연휴가 낀 이번 조사 기간에는 판매량 기준으로도 버드 라이트를 앞섰다.
WSJ은 작년 4월 시작된 버드 라이트 보이콧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틱톡 인플루언서가 협찬받은 개인 맞춤형 버드 라이트 캔을 소개하자 보수 소비자들이 반발하며 보이콧이 시작됐다.
이에 버드 라이트는 2001년부터 지켜온 1위 자리를 바로 다음 달 뺏겼다. 올해 2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버드 라이트에 대한 지지를 밝혔지만, 소용이 없었다.
미 소매업체들이 이미 진열대에서 버드 라이트 공간을 줄여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주류업체 앤하이저부시(AB) 인베브의 브랜드 별로 보면 버드 라이트가 부진한 대신 지난달 미켈롭 울트라의 순위가 올라갔고 부시 라이트 판매가 12.8% 늘었다.
그래도 AB 인베브의 점유율은 전반적으로 축소됐다. AB 인베브 최고경영자(CEO) 미셸 듀커리스는 올해 초 소매업체들이 판매 실적에 따라 진열대 구성을 조정하면서 공간을 5∼7.5% 잃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버드 라이트가 잃은 공간도 대부분 다른 AB 인베브 제품이 차지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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