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테슬라가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데 따른 여파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간밤 하루에만 10% 넘게 떨어지며 투자자들이 적잖은 충격을 받았는데요. 관련해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김 기자, 테슬라 하락폭이 컸죠?
<기자>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는 약 12% 내린 215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시가총액 역시 약 970억 달러, 우리 돈 133조 7,000억 원이 증발했습니다. 올해 테슬라의 주가는 냉탕과 온탕을 오고 가고 있습니다. 앞서 '캐즘' 우려에 4월 중(22일) 142달러대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테슬라는 로보 택시 사업 계획이 발표되며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는데, 이후 11주간 주가는 74% 올라 연초 수준으로 복귀했습니다. 하지만 전일 부진한 실적에 더해 시장의 기대가 모아졌던 로보택시 공개 일정을 당초 8월에서 10월로 연기하면서 플러스로 전환했던 연 수익률이 다시 마이너스(-13%)로 돌아섰습니다.
<앵커>
문제는 그간 국내의 개인투자자들의 테슬라 사랑이 남달랐다는 점이겠죠?
<기자>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 이른바 '서학 개미들'이 지금까지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은 테슬라입니다. 보관 금액이 156억 달러, 우리 돈 약 21조 원에 달합니다. 뒤이어 개별 종목 기준 엔비디아(136억 달러), 애플(51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40억 달러), 알파벳(26억 달러) 순입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서학 개미들은 올해도 테슬라를 계속 담고 있습니다. 연초 이후 가장 많이 순매수한 엔비디아(14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테슬라 주식(9억 달러)을 1조 원어치를 샀습니다.
<앵커>
테슬라의 부진은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2차전지 관련주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요?
<기자>
국내 증시에 상장된 2차전지 종목들의 주가도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LG화학, 엘앤에프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습니다. 코스닥 대장주이자 2차전지 관련주인 에코프로비엠 연초 이후 최저점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번 테슬라의 급락은 국내 2차전지 관련 종목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LS증권은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국내 2차전지주들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앵커>
주가가 이렇다 할 상승세를 나타내지 못한 만큼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질 거 같은데요. 게다가 전기차 시장 환경 역시 우호적이지만은 않죠?
<기자>
앞서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차 배터리 3공장 건설 중단과 테슬라마저 멕시코 공장 신축 계획을 유보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를 폐기하겠다"고 공언한 것도 부담입니다. 유진투자증권은 "트럼프 정부 1기 때 연비 규제를 사실상 폐지하면서 전기차 판매가 2년간 역성장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임기 내 전기차 판매를 하향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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