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가 2024년 파리 올림픽의 잇단 실수가 유독 한국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30일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국가명과 태극기 표기를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면서 한국 누리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선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장내 아나운서가 '대한민국'으로 소개해야 할 우리나라를 북한 공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소개해 논란이 커지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로 사과한 바 있다.
지난 27일에는 파리 올림픽 공식 인스타그램에 각국 대표단을 소개하는 글과 사진에는 유독 한국 선수들의 뒷모습과 흐릿한 태극기가 나와 한국 누리꾼들이 "차별 받았다"고 반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28일에는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오상욱(대전시청)의 소식을 전하면서 대회 조직위가 오상욱의 영문 이름 'Oh sanguk'을 'Oh sangku(오상구)'로 오기해 한국 팬들을 화나게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국기에 관한 실수는 이뿐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언론이 한국과 일본의 국기를 합쳐서 한국 국기를 제작하는가 하면 메달 집계 차트에서 한국 순위를 소개하면서 태극기가 아닌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기를 잘못 써 빈축을 사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런 실수는 개최국인 프랑스나 대회 조직위원회만 저지른 것이 아니었다.
호주의 대표적인 뉴스네트워크 중 하나인 '9뉴스'는 한국 메달 순위를 소개하면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잘못 사용하는 실수를 범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실수가 반복되자 한국 시청자들의 감정은 매우 상했고 이를 외교적 결례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다만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올림픽에서 나온 실수로 한국만 피해를 본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대회 조직위는 아르헨티나 수영선수가 입장할 때 아르헨티나 국기 대신 중국 오성홍기를 화면에 띄우는 실수를 저질렀고 남자농구 예선에서 남수단 국가 대신 남수단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수단 국가를 틀기도 했다.
대회 개최국인 프랑스 역시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고도 국기가 동메달을 딴 튀르키예보다 낮은 위치에 게양되는 실수의 당사자가 되기도 했다.
스포츠에 관심이 뜨거운 중국에서는 인터넷 매체들과 누리꾼들이 한국이 잇단 실수의 피해국이 되고 있고 한국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점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대 인터넷 포털인 바이두에서는 최근 며칠간 파리 올림픽의 실수에 한국 네티즌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기사가 인기 기사 상위권에 올라와 있다.
다만 중국 네티즌들은 이런 실수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기보다는 프랑스 국민의 개방성, 자유, 포용성과 여유로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조롱하는 듯한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어 논란도 일고 있다.
한 중국 누리꾼은 "한국 네티즌들이 너무 예민해서 사소한 것에도 차별받는다며 불평을 늘어놓는다"며 "주최 측이 이미 사과했는데 더 원하는 게 무엇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