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전기차 화재가 잇따르면서 전기차 차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인천 화재의 원인이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배터리 충전방식에 대한 차주들의 의구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폭염 시에 지상 충전기 사용을 자제하고, 완속 충전기로 90%가 넘지 않게 충전하는 것이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보급을 위해 제정된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100가구 이상 신축 아파트는 총 주차 대수의 5%, 기존에 지어진 아파트는 2%만큼 전기차 충전 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충전기 설치 위치에 대해선 명확한 규정이 없어 주거 공간에서 아파트 비중이 높은 국내에서는 대부분 지하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된다. 하지만 화재가 지하에서 발생하면 진압이 어려울뿐더러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진다는 문제가 생긴다.
그 결과 일부 아파트에서는 전기차를 지하에 주차하지 말라고 주민들 사이 갈등이 벌어졌고, LG디스플레이 등 기업들은 지하 전기차 충전기를 지상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이 섭씨 30도가 넘는 폭염에서 지상에서 충전하는 것은 화재를 완벽히 예방하는 방법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배터리 열관리는 통상 25∼35도에 맞춰지는데 35도를 넘는 폭염이 덮칠 경우 이러한 관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배터리 내부 온도가 치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100%까지 완충하지 않고, 80∼90% 정도로 충전하는 것이 화재 예방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또 급속 충전기보다는 완속 충전기를 이용하는 것이 화재 위험을 줄이고, 배터리 수명을 늘리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완속 충전기로 85%까지만 충전하면 열폭주나 덴드라이트(리튬 일부가 음극 표면에 쌓여 만들어지는 결정체) 등에 따른 전기차 화재를 95% 이상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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