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당장 금리를 내리는 것보다 정부 정책의 효과를 보고 주택시장과 가계대출이 안정돼 가는지 확인해가면서 금리를 결정하는 게 낫다고 봐서 금리를 동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하게 된다면, 정부 정책이 효과를 분명히 내는 상황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총재보는 12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8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배경과 향후 금리 결정과 관련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금통위가 내수 진작 효과나 금융안정 리스크가 커지는 부분을 비교분석했다"면서 "일각에서 실기론이라고 이야기하지만 8월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고려해 종합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했어야 한다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선 반박 입장을 내놨다.
박 부총재보는 "지난달 금리 결정 직전에 정부가 공급대책과 수요관리 대책을 내놨다"면서 "그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지켜보고 효과가 지속될 것인지 전망해가면서 금리 정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8월 당시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내수는 조금씩 올라오는 모습이었고 8월 첫째주와 둘째주 주택가격 상승이나 거래량 증가는 정점을 찍고 있었다"며 "금리를 내리면 주택 구매 수요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8월 대출증가 규모가 8조 원 이상, 많게는 9조 원 이상도 나올 수 있다고 봤다"고 강조했다. 실제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9조 8천억 원 증가한 바 있다.
이어 "만약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하게 된다면, 정부 정책이 효과를 분명히 내는 상황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장금리가 올해 중 2회 이상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하고 있는데 향후 정책여건이나 과거 사례를 보면 과한 측면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시장의 기대가 앞서나가게 되면 향후 기대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정책 의도와 시장의 기대가 괴리되지 않게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가 설문 등을 해보면 올해 2회 이상 인하 정도 수준을 기대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계속 과도하다고 이야기하는 건 기대관리 차원에서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 부총재보는 "금리 인하를 아직 시작하지 않은 상황이고 다시 인상까지 얘기하기는 성급한 듯하다"며 "통화정책 운영에 있어서 주택가격 상승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에 따른 영향으로 나타나는 가계대출 증가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주택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최근 단기간 급등해서 가격 자체가 부담스러운 수준이지만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이나 전세가율 자체가 높지 않아 투기적 수요도 제한되는 측면이 있는 만큼 추세적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지진 않지 않겠냐고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주택가격이 큰 흐름이 있기 때문에 단기간 내 꺾일 것이라 보기는 어렵지만 상승률 자체는 완만하게 둔화하는 모습"이라면서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어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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