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의 금리 '빅컷' 이후 국내외 증시에 눈에 띄는 특징이 하나 있다.
바로 장기물의 금리 움직임이다.
우리 시간으로 지난 19일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장기물 금리는 되레 올랐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연준의 금리인하 직전 3.70%대 였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7일 현재 3.75%를 기록중이다. 반면, 단기물인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3.61%에서 3.55%로 낮아졌다.
통상적으로 금리 인하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에 호재로 여겨진다.
시장금리 인하는 곧 미래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낮아지면서 미래 성장성이 높은 기업, 이른바 대형기술주 등 성장주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게 통상적인 공식이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이런 상황이 최근 국내외 증시가 미 연준의 금리 '빅컷' 이후에도 '시원찮은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증시전문가들은 이같은 배경으로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성격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금리 인하는 그 성격이, 경기침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측면, 즉 '보험성 금리인하'(인슈어런스컷)이라는 이유를 내놓고 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증시 상승을 제한한 요인 중 하나는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장기금리가 오히려 높아졌다는 점이 (주가지수의) 멀티플 확장을 어렵게 만들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9년 보험성 인하 이후에도 비슷한 사례가 존재하는데 이 시기 초반에 주가지수 멀티플이 다소 흔들렸지만 일시적이었고 이후 팬데믹 직전까지 우상향하는 흐름을 보였는데 이는 장기금리 상승 부담을, (보험성 금리 인하의 효과인) 경기 부양 기대가 상쇄해 주면서 실제 기준금리 인하 이후 (기업) 이익전망은 완만하게 상향 조정됐다고 강조했다.
안 연구원은 이어 "이번에도 성장 기대 상향을 동반한 장기금리 상승은 주가 상승 추세를 크게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상황도 이와 비슷해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장기금리가 상승하면서 주식시장 멀티플이 흔들리고 있는데 이는 일시적인 것으로 지난 9월 '빅컷'의 성격이 보험성 금리 인하라는 측면을 감안할 때 최근의 장기금리 상승은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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