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딜러들에게 벤츠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가 CATL이라고 교육한 정황이 포착됐다.
7일 벤츠코리아의 공식 딜러사 교육용 내부 자료 '2023 EQ 세일즈 플레이북'(EQ Sales Playbook)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딜러들이 소비자를 응대하며 사실상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CATL로 설명할 것'을 지침으로 삼았다.
해당 자료에는 소비자가 중국산 배터리 안전성을 우려하는 상황에 대비한 상담 시나리오가 나온다. 여기에 열거된 답변 예시에서 벤츠코리아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로 오직 CATL만을 언급했다.
예시 답변에는 'CATL은 중국 회사지만 배터리 업계에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배터리 완제품의 구성품 중 하나인 얇은 배터리셀만 CATL에서 공급받고 있으며 배터리 완제품 생산은 독일 본사에서 진행한다' 등이 포함됐다.
벤츠코리아는 딜러들에게 배터리 제조사가 CATL이라는 점이 셀링 포인트라고 부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에서 벤츠코리아는 CATL이 업계 최고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보유했으며, 스펙과 경쟁 입찰을 통해 배터리 업체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에서 중국 제품에 대해 낮은 품질과 저렴한 상품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 오해할 수 있으나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며 "CATL은 독일, 헝가리, 미국 등 생산 공장을 글로벌로 확대하고 있어 독일 현지 공장에서 제공받는 것을 우선순위 원칙으로 두고 있다"고 했다.
해당 자료에서 벤츠코리아는 배터리 셀 제조사로 CATL만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벤츠 전기차 총 8개 차종 중 EQE와 EQS 일부 트림에는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 셀이 적용됐다.
해당 자료에 대해 벤츠코리아 측은 "딜러사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내부 참고용으로 제작했다"며 "특정 모델에 국한하지 않고 벤츠 전기차 전반을 아우르는 자료로, 시장, 차량, 기술,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제작된 문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정 업체가 유일한 배터리 셀 공급사라는 취지로 언급된 바 없으며, 특정 모델에 특정 배터리 셀이 장착됐다고도 설명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벤츠코리아는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는 중이다. 지난 10일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본사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최근 벤츠 전기차 차주들 일부는 '벤츠 EQ 파라시스 기만 판매 비상대책위원회'(이하 파라시스 비대위)를 구성하고 지난달 벤츠코리아에 내용증명을 보내 공식 딜러 직원을 대상으로 배터리 제조사를 CATL로 교육했는지, 이를 믿고 구매한 소비자에게 보상 및 대응 계획이 있는지 등을 질의했다.
벤츠코리아는 답변서를 통해 "요청한 정보에 관해 아직 경찰의 화재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화재 사고의 근본 원인을 밝히기 위해 당국 조사에 협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