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대란' 피했다…서울지하철 파업 철회

6일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노조의 파업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서울교통공사 노사 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6일 극적으로 타결되어 파업은 철회됐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와 제1노조인 민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이날 오전 2시께 임단협 본교섭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에 노조는 이날 첫차부터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파업 계획을 철회했다.

노사는 전날 오후 4시 13분께 서울 성동구 본사 인재개발원에서 5차 본교섭을 개시해 네 차례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회의를 진행한 끝에 날짜를 넘겨 오전 1시 24분께 최종 교섭 테이블에 마주 앉아 합의에 도달했다.

합의문에는 630여명의 신규 채용을 조속히 실시한다는 내용 및 정년퇴직 인원(올해 301명) 충원과 더불어 결원 인력에 상응하는 추가 채용을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애초 서울시의 서울교통공사 채용 승인 인력은 464명이었다.

노조가 우려를 표했던 2호선 1인 승무제 도입에 대해서는 '노동자와 이용 승객 안전을 고려해 도입을 중단한다'는 사측 대표의 입장을 최종 확인했다고 노조는 밝혔다.

임금 인상도 올해 공공기관 인건비 지침인 2.5%로 합의했다. 노조는 "지금까지 사측은 2.5% 인상이라는 정부 가이드라인을 지킨 적이 없어 그 밑으로 받아왔는데 이번에는 온전히 받게 됐다. 부족하지만 받아들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노사는 정부와 서울시 정책사업 수행 시 추가로 발생하는 인건비는 총 인건비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 건의하고, 기후동행카드 판매 손해금 중 공사 재정 분담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서울시에 건의하기로 했다.

영업·차량·승무·기술 각 분야별 직원 침실과 휴게실 등 근무환경 개선을 추진하고 차량·기계분야 혈액암 관련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작업환경 개선 대책도 마련한다.

내년부터 직원 사기진작과 합리적 제도설계를 위한 임금·인사분야 노사 공동 TF를 운영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 타결로 파업은 철회하지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의 투쟁 지침에 따라 '민주주의 유린 윤석열 퇴진' 투쟁에는 조합원 총회로 지속 결합해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사는 제2노조인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 제3노조인 올바른노조와도 이날 오전 2시 50분과 오전 4시 20분께 임단협 교섭을 연이어 타결했다.

임금 2.5% 인상, 신규 채용 630여명 등 합의안 핵심 내용은 1노조와 거의 같고 그 외 근무조건 관련 세부 내용만 약간 다르다.

3노조는 1노조와 마찬가지로 교섭 결렬 시 6일부터 파업을 예고했다. 2노조는 앞선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쟁의행위 안건이 부결됐다.

이양섭 2노조 위원장은 "안전과 관련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신규 채용에 대해 공사와 서울시가 나름의 성의를 보여 합의할 수 있었다"며 "5년간 정부 평균 인상률에 못 미치던 임금 인상도 충분한 협조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송시영 3노조 위원장은 "임금, 인력에 더해 저출산 해결을 위한 일·가정 양립제도와 관련한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며 "임산부 직원의 주 4일제 휴가 도입, 육아돌봄을 위한 반반차 휴가 도입, 난임시술비 지원 등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파업으로 인한 더 큰 시민 불편은 결코 없어야 한다는 각오로 협상에 임했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별도 메시지를 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인내하며 시민의 안전과 이용 편의를 최우선으로 생각한 결과"라며 "다만 코레일과 연계해 운행하는 1·3·4호선은 철도노조 파업으로 정상화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