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정부가 미국 빅테크 기업 애플에 아이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자의 암호화 데이터 접근 권한을 요구했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영국 내무부가 법집행기관에 대한 정보 제공을 의무화하는 조사권한법(IPA)을 근거로 애플에 이같이 요구했다고 전했다.
애플의 '고급데이터보호'(ADP) 기능을 사용해 아이클라우드에 저장된 데이터는 암호화돼 계정 소유주만 접근할 수 있고 애플도 볼 수 없다고 한다. 이는 선택적인 서비스로, 얼마나 많은 애플 사용자가 ADP를 쓰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BBC는 영국 정부가 모든 사용자의 데이터를 통째로 요구하는 게 아니라 국가 안보에 위험이 있는 경우에 한해 개별적으로 데이터에 접근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국이 특정 계정 데이터에 접근하고 싶다면 합당한 사유를 가지고 허가를 요청하는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하며, 이는 암호화된 데이터뿐 아니라 암호화되지 않은 데이터도 마찬가지다.
개인정보 보호 단체 등은 당국의 암호화 데이터 접근 요구는 심각한 사생활 침해가 될 수 있으며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된다며 비판했다.
프라이버시 인터내셔널의 캐롤라인 윌슨 팰로 법률국장은 "이는 영국이 해서는 안 되는 싸움"이라며 "도를 넘은 이 같은 행위는 해로운 선례를 남기고 전 세계 인권남용 정권이 이를 악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내무부는 "그와 같은 통보를 했는지 확인하거나 부인하는 등 언급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애플도 언급을 거절했지만, 예전에 당국의 그러한 요구에 따라야만 한다면 ADP와 같은 암호화 서비스 자체를 영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고 BBC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