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스타트업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의 등장으로 한동안 부진했던 중국 기술주들이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홍콩증시에 상장된 대형 기술주 30개로 구성된 항셍테크지수는 종가 기준 지난달 13일 4,221.92로 저점을 찍은 뒤 25.2%가량 상승해 이달 10일 5,286.66을 기록했다.
이후 11일 2.73% 하락했지만 이날 반등에 성공, 한국시간 오후 3시 45분 기준 전장 대비 2.55% 오른 5,273.45에 거래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지수가 저점 대비 20% 오를 경우 기술적으로 강세장인 것으로 보는데, 항셍테크지수는 지난주 이미 강세장에 진입한 상태다.
이번 항셍테크 랠리에는 딥시크 충격 및 이에 따른 외국인의 투자 심리 개선이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공개된 딥시크의 AI 모델 'R1'은 천문학적 규모의 자금을 쏟아붓는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 모델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개발됐고 오픈소스 방식을 채택해 누구나 자유롭게 코드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이는 부동산 경기 부진 장기화와 디플레이션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 등이 악재 등 불확실성을 뚫은 것이다.
자산운용사 Abrdn의 부시 추는 "중국 인터넷 기업들만이 M7에 견줄 수 있다. 심리 개선으로 일부 자금이 중국으로 돌아왔다"면서 "미국은 0에서 1을 만드는 혁신에 강한 반면 중국은 1에서 100을 만드는 혁신에 더 강하다"고 봤다.
지난 한 달간 상승률을 보면 알리바바(43%), 샤오미(34%), 비야디(BYD·40%) 등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하드웨어 업체, 징둥닷컴(+24%)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모건스탠리·JP모건·UBS 등 서방 투자은행들도 중국 기술주 랠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내놓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모건스탠리 로라 왕 전략가 등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기술 및 AI 영역에서 중국의 투자 적합성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포지션이 가벼운 만큼 단기적으로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UBS의 제임스 왕 전략가 등은 "랠리가 절반도 안 지난 상태"라면서 풍부한 유동성 등을 고려할 때 AI 관련주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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