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도봉구 농협 하나로마트 창동점에서 장을 보던 한 60대 주부는 "배추, 무는 계속 비싸서 이제 그러려니 한다"며 "김장철이 한참 지났는데 왜 비싼지는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소비자는 "다른 데 가면 무 하나에 3천원씩 한다"면서 "상태가 썩 좋지는 않아도 여기서 사는 게 낫다"고 말했다.
겨울 배추, 겨울 무 등 주요 월동채소 가격은 작황 부진에 공급량이 줄어 오르더니 좀체 내릴 줄을 모르고 있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 소매가격은 전날 기준 한 포기에 5천195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36.2%, 26.4% 올랐다. 평년 가격은 2020년부터 작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이다.
무는 더 올랐다. 한 개에 3천241원으로 1년 전보다 80.4% 비싸고 평년보다 80.8% 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배추, 무에 대해 "파종(씨뿌리기)·정식(밭에 심기)기인 지난해 9∼10월 고온과 집중호우로 피해를 봤고 전남, 제주 등 주산지에서는 겨울철 대설과 한파로 생육이 부진했다"며 "배추, 무 등 주요 월동채소 생산량은 작년, 평년과 비교해 12∼18%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상기후로 양배추와 당근 가격도 비싸다. 양배추는 한 포기에 5천706원으로 1년 전보다 54.9% 비싸고, 평년보다 42.9% 올랐다. 당근(무세척)은 1㎏에 5천450원으로 1년 전, 평년보다 각각 35.7%, 41.3% 비싸다.
이번 겨울철에는 감귤 가격도 비쌌다. 지난 여름철 폭염에 열과(갈라짐) 피해가 컸고, 생육 부진에 출하량이 줄어서다. 지난 19일 기준 감귤(노지)은 10개에 6천606원으로 평년과 비교해 116.2% 비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달 말 감귤 출하가 종료되면 작황이 양호한 천혜향 등 만감류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딸기 가격은 최근 내렸다. 딸기 소매가격은 전날 기준 100g에 1천722원으로 전달보다 24.5% 내려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다만 평년보다는 22.0% 비싸다.
농식품부는 딸기 생육이 호전되고 출하 지연도 해소되어 딸기 가격 안정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는 오는 26일까지 배추, 무, 양배추, 당근 등 네 개 품목에 대해 최대 40%를 할인하는 행사를 지원 중이다. 이 농산물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시금치, 봄동, 열무, 얼갈이도 할인 행사 품목에 포함했다.
농식품부는 채소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자 할인 행사 지원을 다음 달까지 연장할 방침이다.
또 배추, 무, 양배추, 당근 등 네 개 품목에는 오는 4월까지 할당관세를 적용해 민간 수입을 유도하기로 했다. 이중 배추와 무는 민간 수입 물량을 aT가 인수해 도매시장, 김치 업체, 식자재 업체 등에 직접 공급할 계획이다.
무는 정부 비축분 500t(톤)을 도매가격의 70% 수준에 대형마트에 공급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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