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다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습니다.
고환율과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지만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더 이상 금리 인하를 미룰 수 없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5%에 그칠 거란 암울한 전망까지 내놨습니다.
경제부 유오성 기자 나왔습니다. 유 기자,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린 것은 내수 부진과 수출 경쟁력 감소로 인한 고통을 감내할 수 있도록 진통제를 처방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기자]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1.9%에서 1.5%로 0.4%포인트나 낮췄습니다.
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1.6~1.7%로 낮아질 거다, 이런 중간 점검 결과를 내놨었는데, 실제 전망치를 이보다 더 낮춘 겁니다.
한 번에 성장률 전망을 0.4% 포인트나 확 내린 것은 계엄사태 여파로 내수가 어려운 가운데, 미국의 관세 영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예상보다 관세 부과 시기가 빨라진데다, 관세율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것인데요. 이 총재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1월 중간 점검보다 성장 전망치를 더 낮추게 되었는데, 당초 예상보다 관세 부과 시기가 앞당겨지고 관세율도 높아질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을 반영했기 때문입니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8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미국이 예상보다 관세정책 추진 속도를 높이자 75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IBK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이 25% 보편관세를 부과할 경우 반도체 수출은 1.01% 증가하지만 자동차와 의약품 수출은 18.59%, 7.37%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앵커]
그래서 기준금리를 내린건데, 경기 살리는데 충분할까요?
[기자]
이번에 기준금리를 연 3%에서 0.25%p 낮췄는데, 대출금리가 딱 기준금리 인하 폭 만큼만 내려가면 가계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연간 9조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니까 어느정도 경기 부양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한번으론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번 인하를 포함해 올해 2~3차례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1~2번 더 내릴 수 있다는 건데요. 다만 금통위원 6명중 4명은 '향후 3개월 동결' 의견을 냈다고 밝혀 속도 조절에 무게를 뒀습니다.
통상 정책, 정치 상황 등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좀 아껴두자는 걸로 해석됩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재정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추경 필요성 언급한건데, 규모에 대해선 재정건전성을 고려하면 20조 원이 넘는 추경은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해서, 15조 원에서 20조 원 사이가 적당하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앵커]
기준금리가 내려간 만큼 시장에서는 가계대출 금리가 내릴 것인지도 관심이잖아요.
[기자]
지난해 10월부터 넉 달 간 기준금리가 0.75%p 내렸지만 대출금리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없다는 건 과장된 보도"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에 지난해 5월부터 이미 가계대출 금리가 낮아져 시장에 선반영 됐다는 건데요.
기존 대출까지 합한 가산금리는 떨어졌고, 또 신규 대출 가산금리도 조만간 떨어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이날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대출금리 파급효과를 분석하겠다"고 언급했잖아요.
시중은행들도 가계대출 금리를 낮추는 데 보다 적극적인 동참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기준금리 인하로 가계부채와 물가상승률를 자극할 우려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올해 1월 감소세로 돌아 섰다가 2월 들어 2조 원 넘게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로 가계부채가 다시 급증하는 것 아니냐, 또 최근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강남권 집값이 뜰석이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인데요.
이 총재는 이를 두고 "아직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증가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물가도 걱정거리입니다.
올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한은은 물가 상승률이 올해 초 오름폭이 소폭 확대됐지만 낮은 수요 압력과 지난해 높았던 농산물 가격의 기저효과로 점차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 1.9%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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