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랠리를 이끄는 엔비디아가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블랙웰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에 신제품 출시도 예고됐습니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산업부 김대연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엔비디아 매출이 어느 부문에서 잘 나온 겁니까?
<기자>
엔비디아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이 393억 3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56조 4,600억 원이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수치인데요.
시장 전망치였던 380억 5천만 달러보다 3.3% 웃돈 수준입니다.
매출을 끌어올린 것은 데이터센터 사업부였습니다.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부문이 전체 매출의 91%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데이터센터 AI칩 매출이 1년 전보다 93% 불어난 356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중국 AI 딥시크 쇼크와 별개로 빅테크 기업들의 AI 반도체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증명한 셈이죠.
지난해 전체로 보면 엔비디아 매출은 1,305억 달러에 달하며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이번에 공개된 실적부터 블랙웰의 매출이 반영되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죠.
오늘(27일) 컨퍼런스콜에서 다음 달에 신제품을 공개한다고 밝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4분기 블랙웰 매출이 110억 달러에 달했는데요.
앞서 엔비디아는 블랙웰의 발열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해 말로 출시 일정을 한 분기 미룬 바 있죠.
다만, 수요의 문제로 넘어가진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논란을 잠재우듯 "블랙웰 수요가 놀랍다"고 말했는데요.
오히려 회사 역사상 가장 빠른 생산량 증가세가 나타났다고 강조했습니다.
블랙웰 매출은 데이터센터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로부터 발생했습니다.
특히 젠슨 황은 블랙웰 양산 과정에서 발생했던 기술적 문제들이 해결되면서 차기 신제품 출시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발언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젠슨 황 / 엔비디아 CEO: 모든 공급망 파트너가 신속하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줬습니다. 블랙웰 울트라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입니다. GTC 2025에 오셔서 '블랙웰 울트라'와 '베라 루빈' 등 흥미로운 신제품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러니까 꼭 오세요.]
컨퍼런스콜 내용을 종합해보면, 블랙웰 울트라는 올 하반기에, 베라 루빈은 내년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앵커>
그동안 블랙웰의 공급 지연 문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우려도 컸습니다.
블랙웰에 대한 수요가 많을수록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도 호재가 되겠네요?
<기자>
반가운 소식은 맞지만, 지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새롭게 출시되는 블랙웰 울트라에는 HBM3E 12단 제품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K하이닉스가 사실상 엔비디아 블랙웰 GPU에 탑재되는 HBM3E 메모리를 독점 공급하고 있죠.
SK하이닉스가 이미 HBM3E 12단 양산에 돌입한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HBM3E 공급망에 들어가지 못한 상태입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HBM3E 12단 개선 제품을 올해 1분기 말부터 공급한다고 밝혔는데요.
엔비디아가 블랙웰 신제품을 하반기에 출시한다고 예고한 만큼 시간이 빠듯한 상황입니다.
특히 내년에 선보일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에는 6세대 HBM인 HBM4가 적용될 예정입니다.
AI 가속기 흐름이 블랙웰에서 루빈으로 넘어갈 전망인 만큼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납품을 위해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당장은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에 유리한 상황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엔비디아의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엔비디아는 1분기 매출이 430억 달러에서 ±2%가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시장 컨센서스가 423억 달러였는데, 이보다 높게 잡은 겁니다.
회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죠. 매출 총이익률은 올해 1분기에 약 71%로 예측했는데, 시장의 기대치보다는 못 미쳤습니다.
지난해 4분기 매출 총이익률도 73.5%로, 전년 동기 대비 3%p 하락했는데요.
지난해 1분기 엔비디아의 매출 총이익률이 78%까지 오르기도 했죠.
연말에는 70%대 중반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엔비디아가 점점 더 복잡하고 생산이 어려운 제품을 만들면서 이익이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중국 AI 기업 딥시크의 등장과 미국 정부의 대중 반도체 제재도 걸림돌로 작용하는데요.
이러한 의구심이 오늘 컨퍼런스콜에서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국내 반도체주 주가에 반영된 모습이고요.
엔비디아가 블랙웰 울트라와 루빈을 통해 AI 칩셋 경쟁에서 우위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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