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과 한국 등 전통의 우방국에도 거침없는 관세를 부과하고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에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9.9원 높은 1443.0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환율은 이날 전거래일 대비 3.7원 오른 1,436.8원에 주간거래를 시작했다. 장 초반부터 상승폭을 확대하던 환율은 오전 중 1,440원대를 뚫고 오후 중에는 1,443.7원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이후 장 후반 소폭 진정되며 1,440원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글로벌 금융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첫 내각회의를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 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열고 유럽연합(EU)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결정했으며 “매우 곧” 세부 사항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현재 유예 상태인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의 신규 관세도 4월 2일부터 부과하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는 이날 회의에서 EU를 향한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냈다. 그는 “자동차와 모든 품목에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며 “미국은 EU에서 자동차 등을 수입하지만 EU는 온갖 이유를 대며 미국산 자동차와 농산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EU에게 3,000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EU는 미국을 뜯어먹기 위해 형성된 조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독일 총선 후 상승세였던 유로화의 가치는 조정을 받았다. 유로·달러 환율은 1.049로, 전일 대비 0.0011달러(0.10%) 하락했다. 반면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오후 4시 30분 기준 106.6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 투자자가 배당락일 영향으로 주식을 순매도하며 원달러 환율의 하방 압력을 키웠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전일대비 0.73% 하락하는 동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378억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선 545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이날 원화가치와 국내 증시가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엔비디아는 전날 뉴욕증시 거래 마감 후 작년 4분기에 매출 393억3,000만 달러를 기록해 시장 컨센서스(380억5,000만 달러)를 초과했다고 알렸다. 이 기간의 조정 주당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10% 증가한 89센트로, 전망치(84센트)를 넘겼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기대와 달리 엔비디아가 뉴욕 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전일대비 -1%대 수익률을 보이며 국내 시장에서 엔비디아 실적의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며 “시장의 우려가 다소 진정된 수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야간 환율 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지표로는 미국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있다. PCE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결정에 참고하는 주요 물가지표로 알려져 있다.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