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 현지법인 '직격탄'…내달 '상호관세'
TSMC, 미국에 1천억 달러 투자…국내 '신중'
"미국 성장 모멘텀 저하…스태그플레이션 경고"
미국이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20%,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25% 관세 부과를 강행했습니다. 중국은 반격 조치에 나서겠다, 캐나다 역시 보복 관세를 예고한 상황이죠.
우리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 짚어봅니다, 박승완 세종 주재 기자 연결합니다. 박 기자, 글로벌 각국의 강대강 대응이 계속되고 있군요?
<기자>
트럼프 정부의 관세 조치가 미국 동부 기준 4일 0시, 우리 시각으로는 방금 전 2시 발효됐습니다. 중국을 상대로 지난달 10%에 10%를 더한 20%를, 우방국 캐나다에도 25%가 적용되는데요.
이에 맞서 중국 상무부는 오늘 오전 반격 조치를 내놓겠다고 으름장을 놨고요. 캐나다 역시 총리 성명을 통해 25% 보복관세로 맞불을 놨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관세 정책은 전 세계 모든 국가와 기업들을 불확실성으로 몰아넣고 있죠.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이 잡혔지 싶다가도, 디테일의 변화가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당장 미국에 무역흑자를 내는 국가들은 관세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겁니다. 미국이 전품목·전국가 관세를 실행에 옮기면 무역 발 경제 쇼크가 터질 거란 경고도 나옵니다.
<앵커>
당장 우리로서는 다음 주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가 다가오고 있죠. 이번 트럼프 조치가 국내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 얼마나 될까요?
<기자>
당장 캐나다와 멕시코를 미국을 향한 수출기지로 활용했던 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됩니다.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들 중 110개가 캐나다에 91개가 멕시코 현지법인을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나아가 다음 달 2일로 예고된 상호 관세가 현실로 다가오면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25% 관세를 가정하면 올해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보다 10%포인트 떨어질 거란 분석입니다.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닌 이유인데, 이 와중에 TSMC는 14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발표했습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의 생산량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도체 관세를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신중한 입장입니다.
우리 정부는 미국에게 경제와 통상·안보·금융 협력 방안과 요청 사항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냉혹한 국제질서를 절감하는 요즘"이라며 "한미 양국은 관세 조치 논의와 조선 협력 강화 등을 위한 실무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외환 시장도 점검해 보죠. 오늘 원달러환율은 안정된 모습인데, 지난주 1,460원대까지 급등하기도 했었죠. 유독 원화만 힘이 없는 이유는 뭐라고 봐야 할까요?
<기자>
수출을 중심으로 한 우리 경제에 대한 외국인들의 전망이 어둡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오늘 발표된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전산업생산지수는 이전 달보다 2.7% 감소했는데요. 2020년 2월 이후 가장 크게 고꾸라졌습니다. 당시는 우리나라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던 때죠.
그만큼 경제가 심상치 않다는 뜻인데, 정부는 수출 둔화를 이유로 지목했습니다. 실제로 2월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1~2월 누적으로는 4.75% 감소한 걸로 확인됩니다.
무엇보다 1월까지 15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이 꺾인 반도체 수출이 뼈아픈데요. 그나마 자동차 수출이 깜짝 반등하긴 했지만 이마저 관세 전쟁에 휘말려 위태로운 상태입니다.
<앵커>
최근의 국내 정치 불안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줬겠죠. 하지만 우리 정세는 조만간 정리가 될 테고, 관건은 교역 조건인데,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오래 가기는 어려울 거라는 추측이 나온다고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경기의 성장 모멘템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관세 카드를 꺼냈지만, 이런 식의 규제는 잠재성장률을 갉아먹기 때문인데요.
역전된 장단기금리차가 경기 둔화의 조짐이라는 거죠. 미국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에 투자자들의 기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소비가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는 미국 특성상 관세로 인한 물가 자극은 부담이 분명합니다.
가장 큰 걱정은 소비는 주는데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인데요. 이럴 경우 '미국의 번영'은커녕 각종 상품 가격을 중심으로 한 실물경제, 주식과 달러 등 금융 시장 모두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거란 경고가 나옵니다.
트럼프는 '그런 일은 없을 거'라는 입장이지만, 길어지는 관세 전쟁이 미국 물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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