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이 시장을 또 한번 뒤흔들고 있습니다.
수조 달러가 투입되는 알래스카 건설 사업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다는 언급이 나오면서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한국가스공사, 강관업체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반면 다음달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한국의 평균 관세가 미국보다 4배 높다는 발언이 나와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 나와있습니다.
조 기자, 결국 트럼프가 한국도 언급했습니다. 특히 우려했던 관세를 짚었죠?
<기자>
취임 후 한국에 대한 첫 언급이었는데, 동맹이지만 계산은 정확히 하겠다는 트럼프의 의지가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보다 4배나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에 군사적으로도, 그리고 다른 방법으로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는 공평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4월 2일로 예고된 '상호관세'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일례로 거론한 것인데요. 결국 한국도 국가별 상호관세 주요 타깃 중 하나라는 점을 드러낸 셈입니다. 물론 이 주장의 근거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트럼프는 또 "관세에는 관세, 세금에는 세금으로 맞서겠다"며, 관세장벽을 세워 미국 기업을 지키고 미국인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거듭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이미 앞서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발효했다가, 다시 또 관세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죠.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현지시간 5일 "일부 경감 조치 같은 중간에서 만나는 결과를 트럼프가 의논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번 트럼프 발언을 여러 협상에 우위를 점하는데 관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의 일환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 시장의 반응도 오히려 호재에 더 주목하는 모습입니다.
트럼프가 알래스카 천연가스 건설 프로젝트를 강조하면서 한국을 또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연설의 초입 부분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드릴, 베이비, 드릴'로 대표되는 미국의 에너지 재건 정책을 강조하면서, "알래스카에 세계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할 것이고, 여기에 일본과 한국 등 여러 나라가 수조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 말했는데요.
이 발언은 트럼프의 연설을 앞두고 발표된 보도자료에 포함되면서 사실 시장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최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알래스카 LNG 관련 사업에 대한 논의가 부상했죠.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와 함께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가 관세 협상안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을 들이고 있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와 남부를 잇는 1300km 가스관 건설 사업입니다. 약 4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65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는데, 여기에 동맹국들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죠.
다만 현재 LNG 가격 수준에서 신규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경제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산 LNG 확대는 트럼프의 핵심 에너지 정책 중 하나인 만큼 당분간 관련주도 함께 트럼프 입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앵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우리 정부의 중요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 같네요.
또 한가지 오늘 연설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 반도체법은 폐지하겠다는 이야기가 공식적으로 나왔습니다. 대규모 투자를 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 타격이 불가피한데, 뭐라고 한겁니까?
<기자>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법에 줄곧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습니다만, 오늘 발언이 좀 더 강경했습니다.
트럼프는 "반도체 보조법은 정말 끔찍하다. 반도체법과 남은 것 모두 없애야 한다"며 "그 돈으로 부채를 줄이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그는 "반도체 기업들에게 그 돈을 우리가 주는 것이 아니라, 관세를 내지 않도록 하면 미국으로 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만의 TSMC가 미국에 165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점을 거듭 언급하기도 했고요.
국내 반도체 기업들로선 긴장감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추가 투자에 대한 압박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명확한 반도체 관세 부과방안이 나오는 것에 따라 일각에서는 수백억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이 다시 쓰여질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편, 오늘 트럼프는 연설 후반에 미국의 조선업 부흥을 강조했는데요. "백악관에 조선업 관련 새로운 부서를 만들어서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겠다.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해 조선업을 되찾겠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관세 다음으로 트럼프의 행정명령이 중국 조선산업을 공격하는 것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죠. 증권부 조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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