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콕 집어 "관세 4배 높아"…경제 충격도 "괜찮다"

김종학 기자

입력 2025-03-05 15:04   수정 2025-03-05 18:43

트럼프, 취임 후 첫 미 의회 합동연설
"군사 도움 받는 한국, 평균 관세율 4배"
EU 등 주요 무역국 상대 관세 강행 예고
우크라이나와 광물 협상 재개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월부터 유럽연합(EU) 등 주요 무역 상대국에 대한 상호 관세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와 중국에 10% 추가 관세 부과한 뒤 뉴욕 주식시장이 이틀 연속 급락했으나 경제적인 다소간의 충격은 감수하겠다는 뜻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4일 밤 9시(미 동부시간) 미 의회 합동연설에서 "미국은 수십 년 동안 거의 모든 나라들로부터 착취당했다"며 "오는 4월 2일부터 다른 나라가 미국 제품에 부과하는 만큼 동일한 관세를 적용하는 '상호관세'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부과하는 평균 관세율이 우리가 부과하는 것보다 4배 높고, 중국은 2배, 인도는 100% 이상"이라며 날을 세웠다. 트럼프는 "우리는 한국을 군사적으로 그리고 아주 많은 다른 방식으로 아주 많이 도와주는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내달 25% 관세를 매기기로 한 유럽연합뿐 아니라 주요 무역 상대 국가들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경제비상권한법을 근거로 오는 11일 철강, 알루미늄, 내달 목재, 의약품, 반도체 등에 대해서도 별도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관세 부과로 인한 다소간의 경제 충격이 있겠지만, 괜찮다"면서 "결국 관세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세부과의 표적이 된 자동차 산업에 대해서도 결과적으로 "수조 달러를 미국으로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서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펜타닐을 미국으로 밀반입하도록 방치했다"며 "사실상 수천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 셈이며 더 이상 그렇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이날 오후 폭스뉴스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으나 불과 몇 시간 뒤 이어진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입장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트럼프의 강경한 입장으로 인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요 3대 지수가 이번주 들어 이틀째 동반 하락을 이어갔다. 관세로 인한 경기 약화 우려 속에 금융주와 완성차 업체들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바클레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관세 발효로 인한 고통을 시사한 점을 들어 이른바 '트럼프 풋'으로 올리는 시장 회복을 단기간에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을 중단하기 위한 새로운 협상의 가능성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격렬한 말다툼을 벌였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서한을 보냈다며 "이제 무의미한 전쟁을 끝낼 때"라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이전 행정부는 석유, 천연가스 시추 허가를 95%나 줄였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우리 발 아래에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액체로 된 금이 있다"며 에너지 비상사태에 따라 더 많이 시추해야 한다는 그의 취임식 당시 구호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을 외쳤다.

이날 연설에는 정부효율성위원회(DOGE)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도 참관 자격으로 함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는 정말로 이 일을 할 필요가 없었지만 맡아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그는 미국 내 사회보장제도의 부정 수급과 다양성 지원 명목의 불필요한 낭비성 예산 사례를 일일이 언급하는 등 재정 적자 감축에 힘을 실었다.

제 47대 대통령 취임 이후 한 달여 만에 열린 이번 의회 합동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황금시대가 이제 막 시작됐다"며 약 1시간 40분간 기록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이는 역대 합동 연설 가운데 가장 긴 연설로, 트럼프는 취임 직후 자신이 행정명령을 내린 미 남부 국경 통제, 연방정부의 예산 낭비 해소, 표현의 자유 복원 등의 진행 성과를 강조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단에 오르자 "U.S.A"를 외치며 반겼고, 주요 발언마다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다양성 정책 등 이전 정부를 비판하는 등 트럼프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자 '거짓말'이라는 팻말을 들고 수차례 야유를 보내는 등 대조를 보였다. 연설 중 트럼프 대통령은 재정, 금융 정책 등 트럼프 행정부를 견제해온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트럼프는 워런 의원을 향해 "오랫동안 원주민이라 주장해왔지만, DNA 검사 결과 네이티브 아메리칸과 관련이 없다"며 '포카혼타스'라 불러야 한다며 비난했다. 이어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내가 세계 역사상 최고의 경제를 만들어도 민주당은 절대 박수치지 않을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반복해온 그린란드와 파나마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 의사도 밝혔다. 이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파나마운하의 중국 연관 의혹을 받아온 CK허치슨 보유 항만을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파나마 운하 통제와 함께 새로운 미 해군 군함 건조 프로젝트를 일으켜 해군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 등을 공개했다. 연설 말미엔 화성에 미국의 국기를 꽂겠다며 우주탐사와 항공우주 등에 대한 지원 계획도 시사했다.


(뉴욕=김종학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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