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5일) 중국의 내수 부양 의지를 확인하며 급등했던 화학주들이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는 모습입니다.
근거 없는 기대감이었던 건지, 아니면 우상향을 앞둔 숨고르기인지 시장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석유화학 기업들의 현주소를 산업부 성낙윤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성 기자, 중국 이슈 말고는 석유화학업계에 남은 호재가 없는 걸까요?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석유화학 기업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석유화학업은 원유를 정제해서 나온 나프타를 활용해 에틸렌을 포함한 각종 기초 유분을 만듭니다.
국제 유가가 석화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업계 관계자는 "종전으로 저렴한 러시아산 원유가 시장에 풀리면 원재료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석유화학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의 가격 하락을 기대해 볼 만 합니다.
우리 기업들은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전체 수입량의 20%를 러시아에서 수입했는데, 전쟁이 발발한 2022년부터는 수입이 끊겼습니다.
대신 상대적으로 비싸고 물류비가 많이 드는 아랍에미리트로부터 수입량을 늘렸는데요.
다시 러시아산 나프타가 유통되면 시장가격이 낮아지며 석화 기업들의 수익성도 향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증권은 "지난 3년간 수요 부진, 원가 부담 등이 국내 화학업계를 위협한 근본 원인"이라며 "종전되면 이 같은 악재가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종전과 동시에 시작될 재건사업도 석화업종의 반등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재건'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건설업'이 떠오르실 텐데요.
석유화학 기업들도 재건사업을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생활과 밀접한 소모품 대다수가 석유화학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도로를 만들 때 사용하는 아스팔트나, 아파트를 지을 때 들어가는 창틀 등 건설 분야 곳곳에 석유화학 제품이 숨어있습니다.
냉장고, 세탁기, TV 등 가전제품에도 플라스틱이 들어가는 만큼 종전과 재건사업은 석화 기업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입니다.
<앵커>
석유화학업계가 부진했던 이유는 중국발 공급 과잉이라는 시각도 있지 않습니까?
이 부분은 해결될 수 있을까요?
<기자>
지난 3년간 석유화학업계가 불황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던 주 요인은 중국입니다.
중국 내 에틸렌 설비가 대규모로 증설됐고요, 이와 동시에 중국의 소비 경기가 얼어붙었기 때문입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중국발 수요 부진이 겹쳤던 겁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내수 진작'에 방점을 찍으면서 석화업계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취재를 해보니까, 업계에서는 현재 중국내 석화제품 자급률이 100%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내수 경기가 살아나면, 공급 과잉분을 넘어서는 수요가 새로 생길 것이란 기대가 높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다시 파고들 수 있는 새로운 '룸'이 생길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그럼 석화업계는 계속 좋아질 일만 남은 겁니까? 변수도 있을텐데요.
<기자>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이런 낙관적 전망이 호재가 '셀온(Sell-on)'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조언입니다.
기대감이 선반영된 탓에 주가가 오르기보단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기업 측면에서는 격화되고 있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부담입니다.
미국이 모든 중국산 제품에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산 공산품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은데요.
중국에 플라스틱 원료 등을 제공하던 우리 기업들도 악영향을 받을까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또 중국의 내수 회복 탄력성이 생각보다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 목표치를 2%로 내세웠는데요.
약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해 국내에서 장기간 누적된 일부 구조적 모순이 집중해서 드러났다"고 말했는데요.
경제 체력이 그다지 좋은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결국 중국의 경기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지가 핵심 체크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 정윤정, CG 홍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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