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민간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두 번째 무인 달 탐사선이 달 표면에 착륙했지만, 계획대로 완벽하게 서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무인 달 탐사선 '아테나'(노바-C)는 6일 낮 12시 31분(미 동부시간) 달 남극에서 약 160㎞ 떨어진 고원 '몬스 무턴'(Mons Mouton) 지역에 착륙을 시도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온라인 중계 방송으로 달 착륙 과정을 시뮬레이션 이미지로 보여줬다. 아테나의 하강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달 착륙 추정 시점 이후 아테나의 데이터 전송이 한동안 끊겨 지상 관제팀이 기체의 상태를 파악하지 못했다. 인튜이티브 머신스 측은 20분 후 "아테나는 달 표면에 있다. 우리는 기체의 방향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약 3시간이 지나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알테무스는 "아테나가 달 표면에서 올바른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테나가 계획대로 표면에 똑바르게 직립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다.
알테무스 CEO는 기체의 상태를 추정할 수 있는 연소실 내부의 압력 등 일부 지표를 통해 이런 잠정적인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기체의 자세가 정확히 어떤지 말할 수 있는 모든 데이터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며 달 궤도의 정찰 위성 카메라에서 촬영한 사진 등 추가 데이터를 확보해 며칠 내에 아테나의 상태를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아테나의 위치에 대해 "의도한 착륙 지점 부근에 있다"며 "우리는 아테나가 목표 지점으로 향하는 올바른 궤도에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착륙 지점은 인류의 역대 달 탐사 시도 중 남극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다.
아테나는 높이 4.8m, 선체 직경 1.6m 크기의 무인 우주선으로, 착륙을 위한 다리 6개가 달려 있다. 이 우주선은 지난달 26일 미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인튜이티브 머신스가 NASA와 계약해 두 번째로 수행한 이번 달 착륙 임무는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NASA는 달 탐사선을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민간 업체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개발하는 방식이 더 저렴하고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2018년부터 CLPS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아테나에는 NASA의 '극지 자원 빙하 채굴 실험'(Polar Resources Ice Mining Experiment 1, PRIME-1) 기기 등 달의 물과 얼음 존재 여부를 탐사하는 장비들이 실려 있다.
PRIME-1은 드릴과 질량분석기가 합체된 장비로, 지표면을 뚫고 지하 1m 깊이까지 토양을 파내 채취해 성분을 분석하고 자료를 전송하도록 설계됐다.
또 다른 장비인 드론·로봇 '마이크로-노바 호퍼'(별칭 그레이스)는 날아서 달 남극의 분화구 안으로 들어가 얼음이 있는지 탐사하도록 만들어졌다.
달 남극 분화구 내부는 인류가 한 번도 도달한 적 없다. 태양 빛이 전혀 닿지 않는 영구 음영 지역이라 얼음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과학자들은 설명한다.
일본 벤처기업 '다이몬'이 개발한 초소형 달 탐사차 '야오키'도 아테나에 실려 있다. 이 기기는 길이 15㎝, 높이 10㎝, 무게 498g로 작지만 달 표면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 전송한다.
다만 아테나의 직립 착륙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이 장비들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
NASA 책임자는 아테나가 완벽하게 똑바로 서 있지 않더라도 드릴이 포함된 PRIME-1 등이 해당 범위에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주가는 이날 전장보다 20% 급락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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