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로 조업일수 감소…비IT 품목 부진도 영향

지난 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21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다만, 설 연휴 등 계절적 요인으로 흑자 규모는 전월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1월 경상수지는 29억 4천만 달러(약 4조 2,600억 원)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인 12월(123억 7천만 달러)과 비교하면 흑자 규모가 크게 줄었고, 작년 같은 달(30억 5천만 달러)과는 비슷한 규모다.
항목별로 상품수지(25억 달러)가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4일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월(43억 6천만 달러)이나 전월(104억 3천만 달러)보다 적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연말연초의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1월 경상수지 흑자 폭이 전월에 비해 크게 축소되며, 월별로는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추세적으로는 21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꾸준한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수출(498억 1천만 달러)은 1년 전보다 9.1% 줄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2023년 9월(-1.6%) 이후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품목 중에서는 통관 기준으로 컴퓨터(14.8%)·반도체(7.2%) 등 정보기술(IT) 품목의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석유제품(-29.2%)·승용차(-19.2%) 등 비IT 품목의 감소 폭이 커졌다.
지역별로는 중국(-14.0%)·EU(-11.6%)·미국(-9.4%)·일본(-7.7%)·동남아(-3.8%) 등 대부분 국가에서 줄었다.

수입(473억 1천만 달러)도 6.2% 감소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석탄(-35.5%)·가스(-20.2%)·화학공업제품(-11.4%)·원유(-5.5%) 등 원자재 수입이 9.8% 줄었고, 곡물(-22.7%)·승용차(-8.2%)를 비롯한 소비재 수입도 10.3% 하락했다.
서비스수지는 20억 6천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는 전월(-21억1천민달러)과 작년 같은 달(-28억6천만달러)보다 다소 축소됐다.
특히 여행수지가 16억 8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겨울 방학과 긴 설 연휴에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적자 폭은 전월(-9억 5천만 달러)이나 전년 동월(-15억 1천만 달러)보다 커졌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26억 2천만 달러로 전월(47억 6천만 달러)보다 20억 달러 이상 줄었다. 증권투자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배당소득수지가 한 달 새 35억 9천만 달러에서 19억 달러로 감소한 영향이다.
2월 경상수지 전망에 대해 송 부장은 "2월 통관기준 무역수지가 43억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며 "상품수지 흑자 폭 확대가 예상돼 2월에도 경상수지 흑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IT부문 수출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 제품의 글로벌 공급 지장이 확대되고, 미국의 관세 인상 등 비 IT부문의 부진이 예상된다"며 "올해 전체적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월 중 37억 2천만 달러 불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9억 4천만 달러 줄었지만,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2억 3천만 달러 늘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25억 5천만 달러 증가하는 동안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2억 9천만 달러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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