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 가입자 21년 만에 최저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고용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지난달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은 1조원을 돌파해 통계 작성 이래 2월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 증가 폭도 21년 만에 최저 증가폭을 기록했다.
고용노동부가 10일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2월 구직급여 신규신청자는 11만7천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만3천명(25.1%) 증가한 것으로 2월 기준으로 역대 최다다.
구직급여 지급자는 66만9천명으로 1년 전보다 4만3천명(6.9%) 늘었다.
지급액은 1조728억원으로, 1,109억원(11.5%) 늘었다. 이는 2월 기준으로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7년 이후 가장 많은 지급액이다.
2월에 실업급여 지급액이 1조원을 넘어선 건 코로나 사태 이후인 2021년 2월(1조 149억원) 이후 처음이다.
천경기 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1월에 구직급여 신규 신청이 감소하고 2월에 크게 늘었는데, 이는 설 연휴 이후로 구직급여 신청을 미뤄 2월에 한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38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보다 15만3천명(1%) 증가한 수준이다.
상시가입자 전년 대비 증가 폭은 둔화 추세로, 1월에는 11만5천명(0.8%)이 증가하는 데 그쳐 2003년 '카드대란'의 영향을 받은 2004년 1월 7만3천명 이후 21년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작았다.
2월도 소폭 확대됐지만 2004년 2월 13만명대 이후 역시 21년 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지난해 8월부터 7개월 연속 21년 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가입자 수는 384만4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천명(0.2%) 증가했다.
다만 고용허가제 외국인 당연가입 증가분을 빼면 제조업 분야에서 1만8천명이 감소했다. 제조업 내국인 가입자 감소세는 17개월째 이어지는 모습이다.
서비스업의 경우 가입자 수가 1,063만5천명으로 보건복지, 사업서비스, 전문과학, 교육서비스 위주로 증가했지만 도소매, 정보통신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설업 가입자 수는 75만5천명으로, 종합건설업 중심으로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천 과장은 "지난해 말부터 수주량과 기성액이 감소해 올해 건설업 전망은 더 안 좋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령대별로 30대·50대·60세 이상은 각 6만4천명, 6만3천명, 18만6천명 증가한 반면 29세 이하와 40대는 인구 감소 등 영향으로 10만7천명, 5만2천명씩 감소했다.
29세 이하와 40대는 각 32개월, 18개월 연속 줄었다.
1월 중 워크넷을 이용한 신규 구인 인원은 17만 3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 2천명(6.3%) 감소했다.
신규 구직 인원은 43만 1천명으로 9만6천명(28.5%) 늘었다.
워크넷 구인배수(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는 0.4로, 전년도 같은 달보다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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