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은행 대출 문턱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계대출을 다소 과도하게 옥죄던 대출제한 조치들이, 조금씩 정상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은행마다 조건이나, 대출 완화 정도가 제각각입니다. 대출 받으시려는 분들 미리 따져보셔야겠습니다. 경제부 김예원 기자 나왔습니다.
김 기자, 지난해 연말 대출이 묶여서 집을 못샀던 분들이 연초에 몰리는 것 같습니다. 대출 수요가 늘어난 분위기죠?
<기자>
네, 맞습니다.
상환되는 대출 금액을 제외하고 은행에서 새롭게 나간 대출이 얼마인지를 통해서 주택구입 열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데요.
주택구입을 위한 신규 대출이 올해 들어 뚜렷하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5대 은행이 지난달 신규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7조 4,900억 원 가까이 됩니다.
직전 1월보다는 34% 넘게 늘어난 수준인데요.
취급액으로 비교해보면 지난해 영끌 열풍이 한창이던 9월 이래 최대입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계대출이 폭증하자 은행들이 잇따라 대출 문턱을 높였었죠.
기다리고 있던 대기 수요들이 터져 나오기도 했고, 또 신학기를 앞둔 전통적인 이사철 수요가 반영된 측면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은행들이 올해 들어서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대출제한 조치들을 상당부분 정상화하지 않았습니까? 그래도 은행별로 정도의 차이가 있죠?
<기자>
네, 은행별로 조치를 해제한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는데요.
수도권을 기준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5대 은행 가운데 다주택자(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조건 없이 주택 구입 목적의 주담대를 내주는 곳은 오늘 기준으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두 곳뿐입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다주택자에겐 주담대를 공급하지 않고요.
농협은행의 경우, 수도권에 있는 주택을 추가 구입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출을 받을 수 없습니다.
1주택자 역시 주담대를 받을 수 있는 은행은 하나, 우리, 농협은행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다만, 기존 주택을 처분할 경우엔 국민과 신한은행에서도 주담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저렴한 금리로 승부하는 인터넷은행들은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강하게 유지 중인데요.
카카오뱅크는 여전히 무주택자에 한해서만 주택구입목적 주담대를 내주고 있고요.
케이뱅크는 제한이 없다보니 매일 아침 주담대 오픈런이 일어나기도 하는데요. 쏠리는 수요를 감안해 물량을 제한해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선두권인 KB와 신한이 비교적 보수적으로 대출을 해주는 분위기군요. 그렇다면 주택담보대출 만기는 어떻게 다른 가요?
<기자>
네, 대출 한도를 계산할 때 대출 만기도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데요.
대출 만기가 늘어나면 은행에 매달 갚아야 할 돈은 줄어들겠죠. 그러면 DSR한도 내에서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습니다.
지난해 은행들은 주담대 최대 만기를 축소해 대출 한도를 줄여왔는데요,
아직은 수도권에선 최대 만기를 30년으로 줄인 것을 유지하고 있는 은행들이 많습니다.
제한이 없었던 하나은행은 수도권, 비수도권 모두 최장 40년 만기 정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수도권에 대해서도 주담대 만기를 늘릴지 치열한 눈치싸움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대출 금리도 궁금합니다. 최근 은행들 몇 곳이 가산금리를 인하하지 않았습니까? 실제로 반영이 된 겁니까?
<기자>
네, 반영된 측면이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하면서 앞서 5대 은행 중 국민은행을 제외하고 나머지 은행들은 모두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내렸는데요.
1월 말과 비교해보면 5대 은행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상하단이 모두 큰 폭으로 낮아졌고요.
고정형의 경우, 하단은 올랐지만, 상단은 다소 하락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가 코픽스에 반영될 이달 중순 이후엔 주담대 금리가 3%대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주택 거래 역시 더욱 늘어날 수 있을텐데요.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으로 서울 집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는 만큼, 본격적으로 주담대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함께 나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권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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