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가 결국 MG손해보험의 인수를 최종 포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박찬휘 기자, 메리츠화재가 인수에서 손을 뗀 이유가 무엇입니까?
<기자>
네. 메리츠화재는 오늘 '각 기관의 입장차이 등 때문'이라고 짧게 공시했는데요.
노조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인수를 포기했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겁니다.
이번 인수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이기 때문에 메리츠화재는 법적으로 고용승계 의무가 없는데, MG손보 노조가 '고용승계'를 강하게 주장하면서 그동안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지난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메리츠화재는 이런 노조 반발로 석달 동안 제대로된 실사조차 못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4일 '직원 10% 고용 보장', '비고용자 위로금 총 250억 원' 등을 최후 조건으로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자 더 이상의 인수 추진은 어렵다고 판단해 손을 뗀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MG손보의 다섯 번째 매각 시도마저 무산되면서 MG손보의 청산 가능성도 제기됐다고요. 예보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기자>
MG손보가 3년 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매각 작업을 대행해 온 예금보험공사는 메리츠화재의 인수 포기 발표 직후 금융당국과 함께 입장문을 냈는데요.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면서 "MG손보의 독자생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섯 번째 매각 시도마저 노조 반대로 불발되자,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겁니다.
시장에선 청산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보가 새 인수자를 물색하긴 하겠지만, 독자생존이 어려울 정도로 부실이 쌓여 새로운 인수 후보자를 찾기 어려울 거란 이유에서 입니다.
이미 예보는 지난 1월 MG손보 노조 측이 메리츠화재의 인수를 강하게 반대하자, "메리츠화재가 인수를 포기할 경우 청산이나 파산을 포함한 정리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엄포한 바 있습니다.
<앵커>
MG손보 청산에 무게가 실리는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고객들의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닐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MG손보의 보험계약자는 124만여 명에 달하는데요.
청산 절차에 들어가면 원금 손실 등 고객이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보험사가 청산되면 보험계약자는 예금자보호법상 5천만 원까지 해약환급금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보험료가 그보다 많을 경우엔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실제 청산 절차에 들어가면 고객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금융당국이 MG손보의 보험계약을 여러 보험사가 나눠 인수할 수 있도록 중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지난 2003년 리젠트화재가 매각 실패로 청산됐을 때 5개 보험사가 동일한 가입 조건으로 계약을 인수해 고객 피해를 최소화한 사례가 있는데요.
다만 계약 이전을 하려면 각 보험사 이사회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 만큼 금융당국이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또 MG손보가 청산되면 임직원 6백여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점도 금융당국으로선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경제TV 박찬휘입니다.
영상편집 : 정지윤, CG : 정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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