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1개뿐인데…'붕어빵' 양자컴 ETF 봇물

조연 기자

입력 2025-03-13 17:37   수정 2025-03-13 17:53

    <앵커>
    인공지능과 함께 차세대 기술 패권의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양자컴퓨터'에 투자하는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투자 매력은 커지고 있는데, 문제는 관련주들이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 나왔습니다.

    조 기자, 먼저 이번 주 양자컴퓨터 관련 상장지수펀드 4개가 동시 상장했죠?

    <기자>
    지난 11일, 4곳의 자산운용사에서 양자컴퓨터 테마의 ETF 상품을 한날 한시에 출시했는데요. 상장 하자마자 일제히 10% 가까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12개의 밸류업 ETF가 동시 상장된 사례가 있습니다만 정책에 발맞춘 상품이었고, 동일 테마로 여러 상품을 추격 상장하는 경우는 드믄 일인데요.

    물론 각자 추종하는 지수는 다릅니다. 신한운용의 상품은 KEDI 지수를, KB운용의 경우 솔랙티브 인덱스, 한화운용 상품은 아이셀렉트를,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경우 팩트셋 지수를 추종합니다.

    하지만 담긴 상품을 보면 크게 분별되지 않습니다. 이 중 KoAct 상품만 액티브형이라 미국 외에도 한국과 일본 기업을 담는데, 이 비중이 눈에 띄게 크지는 않습니다.

    대체적으로 서학개미들이 이미 많이 투자하고 있는 아이온큐와 리게팅, 허니웰, 디웨이브퀀텀 등 양자 기술 특화 기업들, 그리고 여기에 구글과 IBM,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빅테크들로 채운 모습입니다.

    <앵커>
    비슷비슷한 상품을 운용사 4곳이 동시에 내놓은 건데, 이것 역시 투자자들 관심이 그만큼 뜨겁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기자>
    지난해 키움에서 가장 먼저 내놓은 미국양자컴퓨팅 ETF가 수익률과 상관없이 시장의 관심을 독차지했기 때문입니다.

    상장 5분만에 초기 물량 75억원어치를 완판하고, 이후에도 계속 자금이 유입돼 순자산이 단 세 달만에 1140억원으로 무려 15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중소형 운용사 ETF로는 그야말로 히트 상품으로 평가받는데요.

    과거 2차전지 붐처럼 양자컴퓨팅 관련주도 워낙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서 새로운 투자 유행에 올라탄 상품들이 나온 겁니다.

    의외인 것은 우리보다 훨씬 큰 미국 시장에 상장된 양자컴 관련 ETF는 1개 뿐이란 사실입니다.

    미국의 ETF 시장은 10조달러, 우리 돈으로 1경원이 넘습니다. 한국 시장의 70배 이상 차이나는데요.

    규모로 보나 다양성으로 보나 훨씬 크지만, 그런데도 퀀텀컴퓨팅 관련 ETF는 디파이언스 퀀텀 ETF(티커명: QTUM) 하나 뿐입니다. 지난 2018년 상장된 상품인데, 이 마저도 양자컴퓨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머신러닝을 테마에 포함하고 있고요.

    다른 양자컴 관련 ETF가 나오지 않는 것은 현재 순수하게 양자 기술을 갖고 있다고 분별할 수 있는 기업이 소수이고, 나머지는 빅테크 투자 상품과 다르지 않아 굳이 새로운 테마로 내기엔 차별성이 없다는 평가 때문입니다.

    물론 양자컴퓨터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이고, 관련 종목들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받는 데 비해 종목 투자가 불안한 경우를 대비해 변동성을 낮춰주는 ETF가 개인투자자들에겐 필요합니다만, 유사 상품을 쏟아내 금투업계 경쟁력을 깎는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보입니다.

    <앵커>
    한국 ETF 시장도 이제 200조원 시대를 바라보는데, 고질적인 '상품 베끼기' 관행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답답합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양자컴퓨팅 관련 주가의 흐름입니다. 올해 들어 많이 떨어졌는데,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올해들어 일단 양자 기술 관련주들의 주가는 크게 떨어졌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30%에서 최고 67% 넘게 하락했는데요. 젠슨 황이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 발언한 것이 결정적이었죠.

    이번에 상장된 4종의 양자컴 ETF들은 첫 날 9%대 약세로 마감했지만, 이후 2거래일은 다시 반등하는 모습입니다. 미중을 비롯한 세계 각국과 빅테크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여전히 막대한 자금을 쏟고 있고, 또 최근 구글과 MS의 양자컴퓨팅 기술이 가상화폐 암호 해독이 가능한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보도가 나와 기대가 부풀었죠.

    여기에 단기성 호재도 예정되어 있는데요. 먼저 다음주 20일 엔비디아가 '퀀텀 데이' 행사를 엽니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컨퍼런스 'GTC 2025'에서 하루를 양자컴퓨팅 관련 성과를 공개하는 날로 가질텐데요. 이 자리에는 미국 주요 양자 기술 기업들의 CEO가 참석해 젠슨 황과 이야기에 나설 예정입니다.

    월가에서도 "젠슨 황이 양자컴퓨팅 상용화가 한참 멀었다는 데 진심이라면 이번 행사를 열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대가 고조되고 있는 중이죠. 일각에서는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양자컴퓨팅 칩 '마요나라1'과의 협력 내용이 나올 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또 26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아 나델라 CEO가 한국을 방문해 LG전자를 만나는데, AI뿐 아니라 양자컴퓨팅 관련 협력이 추진될 지가 관건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였습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