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와 같은 1,453.8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환율은 0.2원 오른 1,454.0원에 거래를 출발한 이후 1,452.5~1,456.9원 사이에 등락을 보였다.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산 제품에 10~5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유럽연합(EU)을 겨냥해 "미국을 이용하기 위한 목적만으로 태동한, 세계에서 가장 적대적이고 악랄한 조세 및 관세 당국"이라고 비난했다.
관세 전쟁 관련 발언 수위가 높아지자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오후 3시30분께 104선을 넘어섰다. 지난 11일부터 사흘 동안 103대를 이어오다 소폭 상승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순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환율 하단을 지지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896억 원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에서 2,022억 원을 순매수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 연례협의단과 만나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S&P는 "한 국가의 경제 성장, 재정건전성 등을 위한 제반 정책들은 모두 견고하고 안정적인 정치적 기반을 바탕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며 "작년 말 계엄 사태로 인해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졌으나, 3개월이 지난 현시점에서 볼 때 국가시스템이 빠르게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다음주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와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가 예정돼 있어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다음주 통화정책을 비롯해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환율 레인지를 넓게 잡아야 할 것"이라며 "1430~1475원으로 아래 위를 모두 열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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