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으로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제기되자 삼성SDI가 재원을 적절히 활용해 기업 경쟁력을 확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SDI는 19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호텔 3층 임페리얼홀에서 2025년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 "유상증자, 미래 성장성 확보 차원"

이 자리에서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은 "최근 주가 하락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유상증자 결정은 실적 개선과 미래 성장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수익성 회복에 집중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겠다"라며 "모든 준비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 14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안건을 가결한 바 있다. 미국 완성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와 협업, 전고체 배터리 투자 등에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유상증자는 새 주식을 발행해 기업 자본을 늘리는 방법 중 하나로, 기업 입장에서는 회사채 발행 등과 달리 이자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될 수 있어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 반발하는 소액주주에…"업황 개선 시 주가 회복"

이날 열린 주주총회장 1층에도 유상증자 결정에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의 시위트럭이 자리 잡았다. '소액주주 기만하는 유상증자 철회하라', '주가 80% 폭락, 유증은 2배?' 등의 내용이 전광판을 통해 송출됐다.
총회는 고성이나 물리적 충돌 없이 입장과 이사회 소개, 사업 계획 설명 등 절차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주주 질의응답에서는 일부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주주는 "전고점 대비 주가가 80% 빠졌는데,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밸류업 공시 등이 오히려 더 필요해 보인다"라며 "회사를 믿어온 주주에게 돌아온 건 '3년 무배당' 공시와 유상증자였다"고 짚었다.
삼성SDI 관계자는 "주가 하락을 방어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최근 이차전지 종목들의 하락폭이 큰 상황인데,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호전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미국 투자 및 진출이 경쟁사보다 늦었는데, 미국 공장이 가동되고 매출이 신장되면 주가도 회복될 것"이라며 "유상증자는 이사회를 거쳐 논의된 것이기 때문에 철회하는 건 곤란하고, 자금 활용 방안에 대해서 적극 소통하겠다"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재무 구조와 함께 유상증자의 필요성을 짚는 질문도 나왔다. 한 주주는 "현금성 자산이 많고 부채비율은 경쟁사 대비 낮은데 굳이 유상증자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삼성SDI는 "작년 말 기준 순차입금은 9조7천억원으로, 1년 새 5조원 이상 늘었다"며 "고금리 등 정책적 불확실성으로 향후 2년간 재무 구조는 더 악화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신규 자금조달은 어려워지고 차입한다고 해도 더 비싼 금리를 제공해야할 것"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최주선 신임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 4가지 안건이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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