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에 지은 최첨단 스마트 팩토리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첫 생산기지로 2005년 준공한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2009년 가동을 시작한 기아 조지아 공장에 이어 16년 만에 미국 현지 생산 거점을 새롭게 추가하게 됐다.
HMGMA는 그룹의 비전과 첨단 제조기술의 집약체인 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밝혔던 21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핵심 거점이기도 하다.
HMGMA에는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에서 실증 개발한 최첨단 제조 혁신 플랫폼을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현대트랜시스, 현대위아, 현대로템 등 주요 계열사의 기술 역량이 총망라돼 있다.
이날 준공식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버디 카터 연방 하원의원, 조현동 주미대사,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HMGMA는 혁신적 제조 역량 이상의 더 중요한 가치를 의미한다"며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모빌리티의 미래이며, 바로 이곳에서 그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틀 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새 투자를 발표하게 돼 영광이었다"며 "우리는 단지 공장을 짓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뿌리를 내리기 위해 왔다"고 강조했다.
◆ 첨단 미래기술 집약체
총 부지 면적 1,176만㎡ 위에 자리잡은 HMGMA는 2023년 건립 이래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실증 개발하는 현대차그룹의 테스트 베드다.
연간 30만대 생산능력을 보유한 이번 HMGMA 준공으로 현대차그룹은 미국 생산 100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2005년 앨라배마주에 현대차 공장을 가동하며 현지 생산 도전장을 내민 지 20년만에 이룬 성과다. 추가로 향후 20만 대를 증설해 120만 대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HMGMA는 인공지능(AI), 정보기술(IT),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한 제조 혁신 플랫폼을 바탕으로 현대 아이오닉 5, 아이오닉 9 등 우수한 상품성의 현대차그룹 차량들을 최고의 품질로 생산 중이다.
HMGMA는 2024년 10월 아이오닉 5 생산을 개시했고, 2025년 3월 현대 전동화 플래그십 SUV 모델 아이오닉 9 양산에 돌입했다. 내년에는 기아 모델도 추가 생산 예정이며, 향후 제네시스 차량으로 생산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HMGMA는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으로 이뤄지는 자동차 생산 공정 요소요소에 제조 혁신 기술을 적용했다. 패널 홀·크랙 감지 시스템, 도어 간격·단차 자율 보정 장착, 도어 자동 탈부착 등 세계 최초 적용 기술과 각종 첨단 시스템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생산을 실현한다는 설명이다.

◆ 로봇이 차 만든다
첨단 로봇이 고중량·고위험 공정이나 복잡한 점검이 필요한 검사를 담당하고, 쾌적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는 등 인간 친화적 공간으로 구성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특히 HMGMA 의장 공장에는 컨베이어 벨트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컨베이어 벨트 대신에 차체가 자율주행 운반 로봇(AGV)을 타고 운반된다.
향후에는 모델, 옵션(세부 사양)과 무관하게 동일한 조립 순서를 거쳐야만 했던 컨베이어 벨트 방식을 극복해 경로를 지정할 수 있는 AGV의 도움을 받아 필요하지 않은 공정은 생략하고 필요 공정에 바로 투입되는 식으로 생산 방식이 진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HMGMA 의장 공장에 세계 최초 적용된 도어(차문) 자동 탈거 및 장착 시스템은 과거 작업자들에게 의존해야 했던 도어 단차 품질 개선과 관리를 자동화해 세계 최고의 외관 품질을 달성하도록 했다.
도장 공장에서 넘어온 차체의 도어를 열고, 고정 볼트를 풀어 차량에서 떼어내는 과정 모두를 비전 시스템의 도움을 받은 로봇이 수행한다. 도어를 다시 붙이는 작업에서는 14대의 로봇이 협동 제어를 통해 한 치의 오차 없이 도어 장착을 마무리한다.
차체와 결합될 각종 자동차 부품은 200여대의 자율이동로봇(AMR)에 실려 각 공정에 적시에 투입된다. AMR은 SLAM(동시 위치 측정 및 지도 작성) 기술을 바탕으로, 물류 창고에서 각 공정으로 원하는 위치까지 경로를 생성하며 부품을 배달시킬 수 있다.
이후 완성된 차량은 주차로봇(Parking Robot) 위에 올라타 자동화된 무인 품질 검사를 거쳐 지정된 최종 목적지까지 이동한 뒤 고객을 만나러 간다. 주차로봇은 얇고 넓은 형태의 로봇 한 쌍이 차량 하부에 들어가 바퀴를 들어올려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도 차체의 복잡한 사양을 정밀하게 확인하는 공정을 책임지며, 인간과 조화롭게 협업한다. 향후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올 뉴 아틀라스(All new Atlas)’가 시범 투입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HMGMA에는 수소 기술 기반 물류 체계와 제생에너지 등 환경친화적인 제조 생태계가 구축돼 있다.
현대차그룹은 HMGMA에 수소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물류체계 'HTWO 로지스틱스 솔루션'을 도입했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21대를 활용해 부품과 완성차를 운송하는 등 HMGMA 중심의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사업 브랜드인 'HTWO'를 통해 수소 에너지 기술과 사업 역량을 결집하며 국내 및 글로벌 사업 확대에 나서는 한편, 수소 리더십 강화를 통해 수소 사회 가속화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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