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으로는 내수 부진, 밖으로는 트럼프 관세 압박이 이어지면서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습니다.
급박해진 정부가 10조원의 '필수 추경'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추경 규모를 놓고 여야가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종스튜디오 연결합니다. 전민정 기자, 경기지표가 불안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환율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고요?
<기자>
오늘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4원 오른 1,472.9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해 12월30일 기록한 1,472원 50전을 3개월 만에 넘어서면서 비상계엄 선포 이후 최고 수준을 경신했는데요.
이보다 높은 환율을 기록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3월 13일이었습니다.
오늘 공매도 재개와 함께 무역 장벽에 따른 수출 타격과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앞서 나온 경기지표도 불안한 모습입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밑바닥 경기 지표인 숙박·음식점업 생산이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고요.
소매판매와 건설투자도 1년 전과 비교해 감소세가 계속되며 부문별로는 불안한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생산·소비·투자 지표는 지난해 11월 모두 감소한 뒤, 매달 트리플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며 오락가락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정부도 최근 산업활동 지표가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어도 월별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경기회복'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경기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기관들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내려잡고 있다죠?
<기자>
국회 예산정책처는 오늘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5%로 제시했는데요.
지난 10월 발표한 전망치 2.2% 보다 0.7%포인트 내린 수치입니다.
비상계엄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이 위축되고 있고, 트럼프 관세정책으로 순수출 성장세 또한 빠르게 둔화될 수 있다는 겁니다.
앞서 한국은행, OECD, 해외 IB들도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춰 잡았는데요.
급기야 영국의 글로벌 IB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0.9%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0%대' 성장률 시대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한 건데요. 그만큼 경제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앵커>
우리 경제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만큼, 경기대응을 위한 추경이 제때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데요.
국회에선 여야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모습입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최상목 부총리가 산불과 관세 대응, 민생 안정을 위한 10조 추경을 공식화했죠.
정부는 추경안의 신속한 국회 통과를 위해 여야 간 쟁점이 없고 반드시 시급히 처리해야 될 예산만 담았다지만, 여야는 추경 규모와 내용을 놓고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야 원내대표는 오늘 오전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추경 협상을 시작했지만 별다른 합의 없이 1시간만에 종료됐는데요.
국민의힘은 "10조 추경을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과감한 추경 편성을 요구했습니다.
여당은 산불 재난 등 꼭 필요한 사업에만 쓸 10조~15조원 규모 추경이 적절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민생회복지원금 등 대규모 소비 진작 사업을 포함한 35조원 규모의 대형 추경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일단 여야 합의를 전제로 4월 중에는 추경안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계획인데요.
하지만 야당의 '쌍탄핵' 추진 가능성과 마은혁 후보자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거칠어지며 4월 임시국회 일정 협의마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여야는 오늘 중 다시 만나 추경과 본회의 일정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지만,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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