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 시간으로 내일 오전 5시 상호관세 관련 발표를 예고했죠.
이런 상황에서 의약품 역시 최소 25%의 관세 부과가 예상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매출 비중이 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응 전략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산업부 이서후 기자와 자세히 살펴봅니다.
이 기자, 관세가 적용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구요.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크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100%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주력입니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체 매출 중 바이오시밀러 부문 매출은 약 1조5,377억 원으로 33.8%를 차지했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하고 판매하는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의 주된 타깃 지역은 유럽과 미국입니다.
바이오시밀러의 지역별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유럽 지역에서 약 9,275억 원, 유럽외 지역에서 약 6,102억 원을 기록했는데,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지만, 유럽외 지역이 대부분 미국인 것을 감안하면 최대 40%까지 미국에서 매출을 내고 있는 셈입니다.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의 경우 파트너사를 통해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관세가 부과되면 직격탄을 피할 수 없는 거죠.
결국 셀트리온처럼 관세 부담이 비교적 덜한 원료의약품은 국내에서 생산하고,
완제의약품은 현지에서 위탁생산하는 비중을 대폭 늘리는 방안으로 대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앵커>
CDMO 사업에도 관세 영향이 있나요?
<기자>
CDMO는 말 그대로 대신 생산해 고객사에 공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만들어진 제품을 수입해가는 고객사가 관세를 부담해야하는 구조입니다.
즉 관세가 부과되면, 다른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품들은 가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겁니다.
향후 추가 수주 계약을 따낼 때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미국 매출의 비중은 25.8%로 유럽(65.2%) 다음인데다, 단일 국가로는 최대기 때문에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는 거죠.
물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수주 잔고는 최소 82억7,100만달러(약 12조 원)가 남아있는 상황이고,
이달부터 가동하는 신규 5공장도 2년 반만에 100% 가동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만큼 당장은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현재 100% 국내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고객사들의 수주 계약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선
미국 현지에서도 생산시설을 구축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중장기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8공장까지 증설을 확정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의 인천 송도 공장 인근에 위치한 부지 입찰에 계속 나서고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이미 9공장을 위한 준비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현지 생산이 관세를 피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일텐데 고심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일단 미국에 신규 공장을 직접 짓는데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국내의 최소 두 배 이상이라는 게 가장 큰 문제로 꼽힙니다.
기존 공장을 인수하더라도 시설 노후화 등으로 인한 리모델링 투자가 불가피하고 이후 생산에 투입될 인건비도 부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생산역량 키울 수 있었던 것 국내 증설 경험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해외 국가에서 생산라인을 새로 짓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영역이기 때문에 기존의 최소 2배 넘는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그동안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미국 공장 확보를 위해 다방면으로 검토해왔는데,
현재로써는 국내 증설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집니다.
<앵커>
그런데 글로벌 경쟁사들은 이미 미국 생산 시설 구축에 나선 상황이라구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리쇼어링'에 나섰습니다.
최근 일라이 릴리는 향후 5년간 270억 달러를 들여 4개의 새로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고,
머크는 미국 내 백신 생산 역량 확대를 위해 최소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존슨앤드존슨도 미국 내 제조시설 확충과 연구개발 강화를 위해 550억 달러 투자에 나서구요.
내일 오전 5시에 발표될 국가별 상호관세에 의약품이 포함될지, 별도 품목으로 추가 부과될지는 미지수지만,
결국에는 우리 기업들도 리쇼어링 전략을 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다만 미국 바이오 업계에서도 의약품 관세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미국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현지 바이오기업이 보유한 제품의 최소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수입된 구성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
관세를 부과할 경우 제조비용이 급증하고 판매가도 상승해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취약해질 수 있다며 반발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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