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유엔 직원과 구호 요원을 무자비하게 살해, 집단 매장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만한 동영상이 공개돼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지난달 23일 새벽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숨진 구호 요원의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NYT가 유엔의 한 고위급 외교관을 통해 입수한 이 동영상에는 이스라엘군이 구급차와 소방차에 무차별적인 총격을 가한 당시 상황이 담겨있었다.
달리는 차량 앞좌석에서 촬영된 이 동영상은 구급차와 소방차 여러 대가 비상등과 전조등을 켜고 달리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던 중 도로 왼쪽에 멈춰 서 있는 구급차를 발견하고 멈춰선다.
해당 구급차는 부상한 민간인을 구하기 위해 먼저 출동했다가 공격받은 상태였다. 구급차에 탄 사람들이 괜찮았으면 좋겠다는 우려와 함께 차에서 내린 구호 요원들에게 갑자기 총격이 가해진다. 카메라가 흔들리고 화면이 꺼졌지만, 오디오는 5분간 더 녹음됐는데, 그 시간 동안 총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이어 한 남성이 아랍어로 이스라엘 사람이 있다고 말했고 구호 요원이 죽기 직전 샤하다(이슬람교 신앙 고백)를 반복해서 외는 목소리와 군인들이 히브리어로 명령하는 소리가 담겼다.
네발 파르사크 적신월사 대변인은 영상을 촬영했던 구호 요원이 집단 매장지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구급차를 무작위로 공격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군을 향해 비상등도 켜지 않고 수상하게 다가오는 차량이 여러 대 확인돼 발포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특히 이번 사건의 사망자 15명 중 9명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라고도 주장해왔다.
그러나 NYT가 공개한 영상에는 구급차와 소방차들이 비상등을 계속 켜고 있었을 뿐 아니라 누가 보더라도 구호 요원임을 알 수 있도록 차량에도 선명하게 표시가 돼 있어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총재 유니스 알 카팁 박사는 "피해자들은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표적이 됐다"며 이스라엘이 이들을 죽여놓고도 며칠 동안 행방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적신월사 요원 한명이 아직 실종된 상태이며 이스라엘이 그가 구금됐는지 아니면 살해됐는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군의 전쟁범죄 행위에 대한 추가적인 우려를 제기한다"며 독립적인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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