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시총 2위로 '추락'...4일간 23%↓

애플 주가가 미·중이 관세 문제를 두고 분쟁하는 가운데 8일(현지시간) 또 5%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4.98% 내린 172.42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주가가 지난해 5월 2일(종가 172.22달러)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한 상호관세 발표 이후 애플 주가는 전날까지 지난 3일간 19% 급락했다. '닷컴 버블' 붕괴 이후 최악의 하락이라는 평이다.

이날 또 하락해 4거래일 동안 주가 하락 폭은 23%로 커졌다. 시가총액이 2조5천900억 달러로 줄어 마이크로소프트(MS)에 시총 1위 자리를 내줬다.

MS 주가도 이날 0.92% 하락하는 등 최근 4일간 7% 내렸다. 그러나 월가는 MS를 "관세 불확실성에서 비교적 보호받는 기업" 중 하나로 꼽는다.

이날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약 3% 오른 186.73달러에서 출발해 장중 190달러선도 회복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등에 대한 중국의 보복 관세 조치에 대응해 9일부터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후 중국에 이른바 '10% + 10%'의 관세를 부과했고 이어 9일부터 34%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보복관세 34% 부과에 맞서 미국이 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총 관세는 104%까지 치솟았다.

애플은 아이폰 등 주요 기기 생산에 있어 중국 의존도가 커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UBS 분석가들은 지난 7일 아이폰16 프로 맥스의 미국 내 가격이 최대 3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 주요 대형 기술주들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협상 기대감으로 이날 큰 폭으로 올랐다가 상호관세 부과 강행 방침에 하락 반전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100달러선을 회복했다가 결국 1.37% 내린 96.30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테슬라는 4.90% 하락한 221.86달러에 마감했다.

아마존과 알파벳, 메타플랫폼 주가도 각각 2.62%와 1.78%, 1.12% 내렸다.

대만 TSMC와 퀄컴 주가도 각각 3.28%와 3.90% 내리는 등 반도체 관련주 대부분이 내렸다. AMD 주가는 6.49% 하락했고, 인텔 주가는 7.36% 내려 18.13달러에 장을 마쳤다.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3.57% 하락했다.

미 반도체 설계기업 브로드컴만 1.23% 올랐다. 올해 말까지 1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영향이다. 장중 약 10% 급등한 것에 비해서는 상승분이 대폭 축소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