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도 우리나라 반도체주 주가 반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연합인포맥스 자료를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SK하이닉스의 신용거래융자잔고는 3천982억원으로, 지난달 말(2천153억원)보다 84.9% 증가했다.
삼성전자 신용거래융자잔고는 7천308억원으로 지난달 말 6천995억원보다 4.5% 늘었다.
신용거래융자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리고 나서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이다. 이것이 늘었다는 것은 주가 상승을 기대한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 신용잔고는 9조8천746억원에서 9조6천262억원으로 2.5%가량 줄었다.
반도체는 제약, 바이오와 함께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으로 지목되어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반도체에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상무부는 관세 부과를 목적으로 반도체, 반도체 제조장비 등의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 하원도 엔비디아의 아시아 지역 칩 판매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
이에 주가도 연일 약세라 이달 들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는 각각 4.33%, 8.23% 하락했다.
그러나 업계에서 인공지능(AI)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 관세 부과가 단기간에 현실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관세는) AI 인프라 투자비용 증가 부담을 일으켜 오히려 AI 패권 경쟁 내 미국의 입지를 약화할 수도 있다"며 "조사에 최대 270일이 소요되고 원칙적으로 조사가 완료돼야 관세 부과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시일 내 반도체 품목 관세 확정을 단정하는 것은 이른 우려"라고 지적했다.
예상할 수 있는 리스크는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시각도 투자자들의 기대를 자극한다. 충격적인 안을 던진 뒤 협상을 거쳐 후퇴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중국 업체를 겨냥한 핀셋 조치에 나설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는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현 주가는 관세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어 향후 하락 위험보다는 상승 여력에 초점을 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