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바티칸 밖 성당에 잠든다..."장식 없는 무덤" 유언

입력 2025-04-22 06:38  



검소한 성품으로 알려진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을 관례대로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 묻지 말고 로마 성당의 장식 없는 무덤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교황청이 21일(현지시간) 밝혔다.

교황청은 교황이 2022년 6월 29일 작성한 유언에서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의 지하에 특별한 장식 없이 간소한 무덤에 묻어달라고 요청했다는 점을 밝혔다고 AP,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교황은 유언에서 "나의 육신이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쉬도록 하기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내 무덤 위치까지 정확히 지정했고, 이를 더 명확히 하기 위해 도표까지 첨부했다. 장례식 비용은 미리 마련됐다고 밝혔다.

교황은 무덤이 반드시 지하에 있어야 하고 단순해야 하며 특별한 장식 없이 오직 자신의 라틴어 교황명(Franciscus)이 적힌 비문만 있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유언 말미에 교황은 "나를 사랑하고 나를 위해 계속 기도할 사람들에게 마땅한 보상을 주시기를"이라고 밝혔다.

교회 관례상 장례는 통상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치러지며 선종일로부터 4∼6일 내로 안장된다. 이에 장례식은 오는 25∼27일 사이에 치러진다고 교황청 대변인이 밝혔다.

대부분의 전임 교황은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 안장되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100여년 만에 바티칸이 아닌 장소에 안장되는 첫 교황이 된다고 BBC는 전했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안장되는 교황으로는 1669년 이후 처음이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랑했던 성당으로 생전 자주 방문한 곳이다. 2013년 즉위한 지 만 하루도 되기 전에 이 대성전에 있는 유명한 성모 마리아 성화 앞에서 기도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또 생전 인터뷰에서 이곳에 묻히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를 위해 교황은 사후 바티칸 외부에 안장될 수 있도록 규정까지 바꿨다.

지난해 교황청이 발표한 교황 장례 개정 전례서에 교황의 시신을 안치하는 관을 삼중관에서 목관 1개로 줄이는 등 교황 장례 예식을 대폭 간소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앞서 교황청은 이날 저녁 바티칸 내 교황의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입관이 이뤄지고, 이르면 23일 오전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옮겨져 일반 조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은 최근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해 회복하던 중 이날 오전 88세로 선종했다. 교황청은 사인이 뇌졸중과 그에 따른 회복 불가능한 심부전이라고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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