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당국의 부인에도 양국간 무역 협상 의사를 거듭 피력했다. 이를 재확인한 미국 뉴욕증시는 사흘째 안도 랠리를 지속했다. 오는 26일 취임 100일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까지만 해도 중국에 대해 다소 강경한 발언들을 꺼냈으나, 이번 주들어 각국과의 협상에 대해 유화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현지시간 25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4% 오른 5,525.21, 나스닥은 1.26% 뛴 1만 7,382.94로 올라섰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05% 상승한 4만 113.5로 거래를 마쳤다. 미 국채 10년 만기 금리도 5bp 가량 하락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무역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를 걸었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는 “앞으로 3~4주 내에 완료할 수 잇는 200건의 협상을 맺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관세를 20% 또는 50%까지 높일 가능성에 대해 “완전한 승리로 간주할 것”이라며 고율의 관세 부과 방안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를 위해 출국하기 전 백악관 앞에서 양국간 무역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전화 통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통화 시점과 상대 등에 대한 질문엔 답변을 거부해 혼선이 이어졌다.
미국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중국 당국은 전혀 다른 입장을 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을 통해 “중국과 미국은 관세와 관련해 어떠한 협의나 협상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는 이탈리아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내에서 “큰 승리일 수 있지만, 그들(중국)이 개방을 원하지 않고, 심지어 요청할지 확신하지 못한다”며 중국측의 적극적인 행보를 촉구했다.
두 나라 사이의 이 같은 공방은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에 대한 상당한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날 미 증시는 안도 랠리를 보였지만, 이러한 지정학 요소로 인해 상승폭에 제한을 받았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무역대표부(USTR)이 협상 과정을 간소화하기 위해 광범위한 협상 범위를 설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십 개 국가와 동시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관세와 할당량, 비관세 장벽, 원산지 규정, 안보 등을 구분지어 협상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미국과 중국간의 실질적인 대화에 대한 진실 공방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관세 부과 수위를 서서히 낮춰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중국산 제품에 대한 145% 관세를 조정하겠다고 시사한 뒤 중국에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125% 관세를 일부 면제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체가 불가한 의료용 진단장비와 항공기 리스, 플라스틱 생산을 위한 화학 제품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면제 대상 품목은 약 131개로 관련 무역 단체 등에 공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미 주식시장은 전날 알파벳의 깜짝 실적과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미 교통부의 규제 완화 기대로 상승세를 보였다. 알파벳은 장 초반에 비해 상승폭을 줄였으나 1.68% 올랐고, 테슬라는 9.8% 뛰는 등 사흘 째 랠리를 보였다. 스포티파이는 유럽과 중남미에서 구독료 인상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2.4%, 타이레놀 등을 공급하는 켄뷰는 서드포인트를 비롯한 행동주의 투자 기관들의 추가 진입에 1.14% 상승했다.
4월 마지막 주에 접어든 미 증시는 다음 주 굵직한 이벤트들을 연이어 소화하게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에서 각국 정상들간의 대화 여부도 주목할 포인트다. 관세 부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 속에 오는 30일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 3월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가 공개된다. 같은 날 대형 기술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플랫폼, 퀄컴, 이튿날인 목요일은 애플과 아마존의 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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