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과 한남 더힐 아파트의 시공사로 알려진 금호건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금호건설의 부채비율이 600%에 육박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취재 결과 금호건설은 현재 신용등급조차 없는 상황이어서 궁금증을 낳고 있습니다.
부동산부 강미선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강 기자, 먼저 금호건설 현재 어느 정도로 심각한 건가요?
<기자>
부채 현황을 먼저 보시면요.
지난해 부채비율이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589%를 기록했습니다. 워크아웃 중인 태영건설(72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습니다.
부채 총액은 1조 3,000억 원을 넘었는데, 거의 지난해 연 매출과 맞먹습니다.
지난해는 12년 만에 영업적자를 보였는데요.
건설경기 악화도 있지만 지난해 3분기 대규모 손실처리죠. 빅베스를 단행하면서입니다.
적자가 났으니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인 이자보상배율은 -8.6배로 '버틸 힘 자체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이 가운데 올해 금호건설은 신용평가를 신청하지 않아 등급 자체가 없는 상태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신용평가 등급 굳이 신청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나요? 이유가 있나요?
<기자>
지난해 말 만료된 금호건설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BBB- 부정적입니다.
부채비율이 더 불어났으니 올해 평가를 받게 되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 경험도 있습니다. 2009년 말 금호건설은 워크아웃을 신청했는데 당시 기업 신용등급이 BBB-(부정적)에서 CCC(안정적)으로 떨어졌습니다.
한마디로 더 이상 빚을 질 수도 없고, 등급이 떨어질테니 아예 안 받아 버리는 전략을 취한 건데요.
매년 신용등급을 꾸준히 받아오다가 올해 신청 자체를 안 한 점도 이례적입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자금을 빌릴 계획이 없어 별도의 신용평가를 진행하지 않았고 계획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국가계약법상 공공 입찰에 참여하려면 BBB-이상의 신용등급이 필요합니다.
이에 대해 금호건설 관계자는 "5월 9일이 만료인 공공입찰용 신용등급이 별도로 있어 1분기 수주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부채비율 등 단순 수치만으로 재무 위험을 판단해도 될까요?
<기자>
맞습니다. '부채의 질'을 따져봐야 합니다.
이자를 내는 순수한 빚을 보여주는 순차입금비율을 보시면요.
금호건설의 지난해 순차입금비율은 약 47.5%로, 2023년 27.3%에 비해서는 급격히 늘기는 했지만요.
시공능력 20개사 평균(35%)에 비하면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닙니다.
아까 말씀드린 전체 부채비율이 589%로 2배 이상 뛴 건 지난해 대규모 손실처리 빅베스로 자기자본이 준 점이 큽니다.
재무제표를 보면요. 매입채무 3,611억 원이 있지만, 발주처로부터 받을 돈인 매출채권이 3,871억 원으로 더 많습니다.
즉, 줄 돈보다 받을 돈이 더 잡혀 있어, 아직은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앵커>
결국 금호건설은 '버티는 데 집중'하는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는 건가요? 올해 전망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아이러니하게 올해 1분기 시장에선 흑자를 예상합니다.
올해 연간으로는 매출 1조9,000원, 영업이익 350억원 수준으로 전망되고요.
지난해 금호건설이 선제적으로 빅베스를 한 효과가 잘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입니다.
2021~2022년 공사프로젝트들이 급등한 원가비가 반영이 안돼 골칫덩이였는데요.
이 프로젝트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거의 다 마무리 된점도 긍정적입니다.
이후 공사들은 비교적 오른 원가가 반영돼 이익률이 개선될 전망입니다.
또 금호건설이 신용등급을 계속 신청하지 않을 순 없습니다.
중견 건설사에게 있어 공공 공사는 알짜 사업입니다.
LH 등 공공주택 사업이 금호건설 주택 사업 매출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합니다. 시장에서도 LH 발주를 기대하고 있고요.
최악의 경우 금호건설은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팔아 '현금수혈'을 할 수 있습니다. 당분간 금호건설은 매각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상황이 심각해지면 올해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매각 자금으로 약 2,000억원이 예상되는데 전체 차입금(2,601억원)의 대부분을 충당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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