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100일간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사이 160조원이 넘는 자산 가치 손실을 봤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발표하는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머스크의 자산 가치는 지난 1월 17일 이후 현재까지 1천130억달러(약 162조원) 줄었다. 이는 이전까지 그가 보유한 자산 가치의 약 2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그가 보유한 자산 가치는 현재 3천350억달러(약 480조4천억원)로 여전히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트럼부 2기 후에 머스크 자산 가치가 크게 줄어든 것은 테슬라 주가 하락 때문이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23% 내렸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에 32% 내렸다.
이날 장 마감 기준 테슬라 주가는 292.03달러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작년 11월 6일(288.53달러)과 비슷하다.
테슬라 주가는 작년 12월 17일 사상 최고치인 479.86달러까지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그에 따른 머스크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기대감이 부풀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100일간 주가가 다시 내려 원래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DOGE를 이끌며 연방 기관의 예산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대대적인 해고를 단행해 반발을 샀다.
머스크에 대한 반감이 커지며 테슬라 매장과 차량·충전소 등에 대한 공격이 벌어지고 테슬라의 자동차 판매가 전 세계적으로 급감했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1년 전보다 각각 9%, 71% 감소했다.
하지만 머스크가 정부 활동으로 인한 각종 사업상 이익도 적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국방부의 군사용 위성을 발사하는 59억달러(약 8조5천억원) 규모의 계약을 수주했다. 상무부는 유선망 위주로 진행되던 420억달러(약 60조2천억원) 규모의 농촌 인터넷망 보급사업에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가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국방부가 미국을 핵미사일 등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골든 돔' 요격시스템을 구상 중인 가운데, 연간 1천억달러(약 143조4천억원)가 들어갈 수 있는 이 계약의 일부를 스페이스X가 따낼 가능성이 있다고 언론 보도가 나왔다.
엑스(X)도 광고 감소로 어려움을 겪다가 올해 들어 광고 매출이 급증하면서 4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 성장을 기록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광고업계 한 전문가는 기업들이 엑스 광고를 늘린 것이 머스크의 정치적 영향력을 의식한 것이라며 "광고를 사는 것이 아니라, 보험을 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 상원 상설조사 소위원회의 민주당 의원들은 보고서에서 머스크가 정부 활동으로 여러 연방 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자신의 사업체들이 부과받은 벌금이나 위법행위에 따른 소송을 피할 수 있는 금액이 최소 23억7천만달러(약 3조4천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자율주행차 규제 완화로 테슬라가 향후 얻을 잠재적 이익도 막대할 수 있다.
미 교통부는 지난 24일 자율주행차 규제의 틀(framework)을 새로 짜겠다며 "우리의 틀은 규제를 부수고 혁신을 촉진하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단일 국가 기준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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