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3페이지' 한화에어로가 밝힌 유증 배경

고영욱 기자

입력 2025-05-02 14:30   수정 2025-05-02 14:30

    <앵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금융감독원에 유상증자 3차 정정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금감원의 요구에 맞춰 상세히 기록했다고 설명했는데요.

    분량이 1차 신고서 때보다 1.5배 가량 늘어 1200페이지를 넘기며 강행 의지를 보였습니다. 이제 공은 금감원에 넘어갔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 나와있습니다.

    고 기자, 이번 정정신고서의 다 읽어 봤나요? 핵심 내용이 뭡니까.

    <기자>
    3차 정정신고서 1,243페이지 다 뜯어봤습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차 정정요구에서 이번 유상증자 배경과 유상증자가 주주와 회사에 미칠 영향, 한화오션 지분매매 관련 승계자금 활용 의혹 등에 대한 설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었는데요.

    3차 신고서에서는 이런 내용이 대거 추가됐습니다. 우선 최근 진행한 3자배정 유증 결과가 업데이트 반영됐습니다.

    지난달 28일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 등을 대상으로 한 1조3천억 원 규모 유증이 완료됐고요. 1년간 보호예수됩니다.

    한화에어로는 이 회사들의 취득 지분율이 3% 대에 불과한 만큼 ㈜한화가 최대주주로 있는 현재의 지배구조엔 큰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으로 진행할 2조 3천억 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15% 할인한 가격으로 진행되는데요.

    이 회사들은 한화에어로의 새로운 주주가 됐지만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여기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포기하는 물량은 지분율 기준 0.24%입니다.

    <앵커>
    금감원 지적 사항 외에 2차 신고서엔 없던 내용이 추가된 것도 있나요?

    <기자>
    신규 수주 내용이 추가됐습니다. 인도 K9 자주포 2차 수출사업 3,714억 원과 폴란드 K9 자주포 차체 수출사업 4,026억 원이 포함됐습니다.

    이에 따라 총 수주잔고가 24조 4,274억 원에서 25조 2,014억 원으로 변동됐습니다.

    또 폴란드 WB그룹과 합작법인을 세워 사거리 80km급 천무 유도탄을 현지 생산하고 향후 유럽시장으로의 수출도 추진할 것이란 계획도 추가했습니다.

    재무위험에 대한 설명도 보강됐습니다. 부채비율이 400%가 넘으면 발행한 공모사채를 즉시 갚아야 하고, 은행 채무까지 연쇄적으로 영향 받을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현재 별도기준 부채비율 393%라고 밝혔는데요. 앞으로 해외 수주 확대 시 선수금이 부채로 잡히는 만큼 부채가 계속 늘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습니다.

    안정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자본 확충이 필수라고 강조한 겁니다.

    <앵커>
    한화에어로가 오너일가 자제들의 개인회사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을 사줬다. 그러고 나서 주주에게 손을 벌렸다는 게 유증 논란의 핵심이었는데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설명했나요?

    <기자>
    이번 정정신고서가 한화오션 신고서인가 싶을 정도로 지분 거래와 사업 동향에 대한 설명이 상세하게 이뤄졌습니다.

    먼저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 등 3개 계열사가 한화오션 지분을 갖게 된 건 한화오션 인수 당시 한화에어로의 자금여력이 부족해 혼자서는 인수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고요.

    이 회사들은 현금화를 하려면 갖고 있는 지분을 시장에 팔수도 있었지만, 한화에어로에 몰아줬습니다.

    이유는 사업전략상 한화오션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지분가치를 내재화할 필요가 있었다는 겁니다.

    한화오션은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받은 금융지원을 갚아나가야 하는 처지여서 해외 조선소 인수 등 자체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고요.

    누적된 결손금으로 좋지 않은 재무상태가 수주 경쟁력까지 깎아 먹는 상황인 만큼 신용도가 높은 모회사의 지배력 보강이 필요했다는 겁니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결손금이 2조8천억 원이었는데 지난해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잉여금 대체로만 2조6천억 원 넘게 매웠습니다.

    이외 러시아 LNG선 3척 계약 해지 관련 소송 현황이 업데이트됐는데요. 소송가액 1조1559억 원 규모에, 현재 중재 재판부가 구성중이고 서면 제출 준비 중이라는 내용입니다.

    <앵커>
    이제 금감원에 공이 넘거갔군요. 금감원 입장 취재됐습니까?

    <기자>
    한화에어로 유증 건을 담당하는 심사국에서는 “이제 막 정정신고서가 접수된 만큼 내용에 대한 평가는 어렵다”고 했는데요.

    “계속 보완되는 것은 맞다”면서 “보완 내용이 충분한지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금감원은 통상 정정신고서가 접수되면 영업일수 기준 일주일이내 가부를 결정하는 만큼, 결과는 오는 14일 전후에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이복현 금감원장은 “승계 이슈 여부를 떠나서 적어도 증권 신고서에는 주주들이 판단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달라는 것”이라든지 “금융당국이 정정을 요구한 사항을 반영했다면 일정대로 자금 조달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잇달아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번 증자 계획에 대해 IM증권은 “당초 3.6조 원 전액 주주배정으로 추진했던 계획에 비해 계열사의 투입 예정금액이 8천억 원가량 늘어 일반주주보다 많은 금액을 출자할 예정이므로, 책임경영과 재무적 분담 측면에서 명분을 얻게 되어 승인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졌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한화 측은 시장과 소통중인 내용도 공개했는데요. 소액주주들과의 유선 문의와 답변 과정에서 유상증자 구조 변경과 중장기 투자계획 그리고 주가 상승에 호의적 반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주가가 오르는 걸 보면 유상증자 논란이 소화되는 분위기인데요. 유상증자는 어떻게 될 걸로 보입니까. 실권주 발생하면 어떻게 되나요?

    <기자>
    금감원이 허용하면 오는 7월 1일부터 2일까지 구주주 청약이 진행되고요. 이어 7월 4일부터 7일까지 일반 공모, 같은 달 21일 신주가 상장될 예정입니다.

    발행 예정가는 53만9천 원고요. 구주주 청약일 3일 전에 확정됩니다. 앞으로 주가 흐름을 봐야겠지만 80만 원이 넘는 현재가 기준으로는 흥행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최대주주 (주)한화 앞으로는 예정가 기준 6천억 원 규모로 배정됐고요. 배정된 물량만 소화하겠다는 계획으로 초과 청약은 안한다는 입장입니다. 현금이 부족해 금융기관 차입을 하는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말 기준 33.95%이었던 지분율이 32% 초반 수준까지 희석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권주는 공동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가 한국투자증권이 나눠 인수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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