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이 14조 원 넘게 불어났다. 4월 기준으로는 2020년 이후 5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338조 7천억 원으로 전월보다 14조 4천억 원 늘었다.
지난해 말부터 둔화 흐름을 이어오던 기업대출은 지난 3월 20년 만에 감소(-2.1조원)했다가 4월에 큰 폭으로 증가 전환했다.
대기업 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각 6조 7천억 원, 7조 6천억 원 늘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기업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금융지주들이 1분기가 지나면서 비율이 개선되자 올해 경영목표를 맞추기 위해 기업대출 취급을 재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관세정책에 대응해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특수은행들을 중심으로 금융지원책을 발표하며 정책성 자금 지원이 이뤄진 측면도 있다"고 짚었다.
이밖에 4월 배당금 지급, 분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 계절적 요인도 영향을 끼쳤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 박 차장은 "경기 둔화에 대응한 기업들의 운전자금 수요는 이어지겠지만 대규모 투자 수요가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고 봤다.
또, "경기 둔화 흐름에서 은행권의 신용 리스크 관리가 지속될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들의 자금 조달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4조 8천억 원 늘며 전월(+1.6조 원)보다 증가 규모가 상당폭 확대됐다.
세부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3조 7천억 원 늘며 증가세를 견인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도 전월의 계절요인이 소멸되면서 1조 원 증가 전환했다.
박 차장은 "2~3월 중 늘어난 주택거래 영향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고, 5월 가계대출 숫자에 가장 많이 반영될 것"이라며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토지거래허가제 재지정으로 서울 주택 시장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주택거래량이 지난해 연말이라든지 올해 초보단 높은 수준인데다 향후 금융 완화 지속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언제든지 재확대될 수 있다"고 짚었다.
금융당국도 이날 '4월 가계대출 동향'을 발표하고 "3월에 비해 4월 가계대출이 다소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연간 목표를 감안할 때 현재까지는 관리 가능한 범위"라고 평가했다.
다만 "금리인하 기대감, 5월 가정의 달 자금 수요,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영향 등 가계대출 증가세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월별·분기별·지역별 가계대출 모니터링 강화, 금융사 선제적 자율관리 시행 유도 등 조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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