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게이트 노리나…삼성, 이번엔 '공조' 빅딜

장슬기 기자

입력 2025-05-14 17:42   수정 2025-05-15 13:52

    2.4조원에 독일 플랙트 인수
    LG전자와 공조시장 패권 경쟁
    스타게이트 합류 가능성도↑
    <앵커>
    삼성전자가 하만에 이어 8년 만에 조 단위 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섰습니다.

    2조4천억원을 투입해 독일 플랙트그룹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공조시장에 본격 진출합니다.

    특히 삼성의 이번 인수가 미국에 10개 데이터센터를 짓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합류를 염두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산업부 장슬기 기자 나와있습니다.

    장 기자, 먼저 삼성전자가 8년 만에 빅딜 대상으로 선택한 플랙트그룹은 어떤 곳입니까?

    <기자>
    삼성이 15억 유로, 우리 돈으로 2조4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한 플랙트그룹은 1918년 설립돼 100년 이상 축적된 공조 기술력을 보유한 곳입니다.

    쉽게 말해 냉방과 난방을 통해 열을 관리하고 제어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면 되는데요.

    열 관리가 필수적인 대형 데이터센터나 병원, 민감한 고서나 유물을 관리하는 박물관의 공조 설비를 공급해왔습니다.

    현재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제약사나 헬스케어, 식음료까지 60개 이상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플랙트의 지난 2023년 기준 연매출은 6억7천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1조 원 수준입니다.

    시장에서 성장성이 상당한 기업으로 꼽히는 만큼, 삼성 외에도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인수를 타진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삼성이 로봇과 오디오·전장에 이어 공조를 선택한 이유는 뭡니까?

    <기자>
    AI 인프라를 갖추려는 초석으로 볼 수 있는데요.

    삼성은 이미 지난해 미국 공조업체인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공조시장 강화에 나선 바 있습니다.

    공조사업은 가정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시설에서 최적의 온습도를 제어할 수 있는 만큼, 친환경 기조에 따라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그 중 공항이나 공장과 같은 대형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공조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데요,

    지난해 610억 달러에서 오는 2030년 990억 달러, 우리 돈 140조원 규모로 연평균 8% 성장이 전망됩니다.

    특히 냉각시설이 필수인 데이터센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AI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데이터센터 공조시장은 2030년까지 441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8%의 성장이 기대됩니다.

    하지만 공조시장은 글로벌 공급 경험이나 솔루션 역량을 갖춰야 하는 만큼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으로 꼽힙니다.

    때문에 삼성은 공조업체를 직접 인수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춰왔는데요.

    지난해 8조원 규모의 공조업체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만큼, 이번에는 이재용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더해지면서 단독협상으로 빅딜을 성사시킬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히 삼성이 보유하고 있는 스마트싱스와 플랙트의 공조 제어솔루션 플랙트엣지를 결합하면 스마트홈에 스마트빌딩까지, 삼성의 'AI 생태계 퍼즐'이 완성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미 공조 시장에 뛰어든 LG와의 전면 승부도 불가피해졌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LG전자도 이미 공조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사업본부까지 신설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미국 앨라배마주에 신규 공조 생산기지를 착공했습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공조사업 매출을 20조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을 내놓은 바 있죠.

    여기에 최근 MS 데이터센터에 냉각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 만큼, 삼성과의 공조시장 패권 경쟁은 불가피해졌습니다.

    삼성과 LG가 기존 가전시장 중심으로 경쟁을 벌여왔다면, 이 범위가 산업용 공조시장까지 확대됐다고 보면 됩니다.

    <앵커>
    삼성의 이번 움직임,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합류 가능성이 커졌다고 봐도 됩니까?

    <기자>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오라클 등이 5천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AI 데이터센터 10개를 구축하는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앞서 이재용 회장은 방한했던 샘 올트먼 오픈AI CEO,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3자 회동을 하면서 스타게이트 합류에 힘이 실리기도 했는데요.

    최근 잇따른 일본 방문 행보에 대형 데이터센터 공조솔루션을 보유한 플랙트까지 인수하면서, 스타게이트 합류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특히 플랙트의 데이터센터 기술은 냉각용량과 효율이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면서 AI 파트너사들의 수요가 상당합니다.

    플랙트는 지난해 '데이터센터 업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어워즈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삼성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합류할 경우 AI 반도체 공급망 해소라는 효과에 더해, 플랙트를 통해 공조시장에서도 상당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산업부 장슬기 기자였습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