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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는 마이크론, 한화는 SK…HBM 동맹 균열

김대연 기자

입력 2025-05-19 14:31   수정 2025-05-19 14:47

    <앵커>

    한미반도체의 1분기 매출에서 마이크론으로 추정되는 해외 비중이 9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TC본더 갈등을 벌였던 SK하이닉스와의 동맹에도 균열이 감지되는데, 한화세미텍까지 가세하면서 지형도가 복잡해졌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일단 SK하이닉스는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둘 다 협력할 생각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이 공시한 수주 금액이 각각 428억 원, 385억 원인데요.

    한미반도체는 세전, 한화세미텍은 세후 기준이라서 결국 금액은 같습니다.

    SK하이닉스가 TC본더를 두 회사에 나란히 똑같은 규모로 주문한 겁니다.

    한미반도체가 지난해까지 무려 8년간 SK하이닉스에 TC본더를 독점 공급해왔는데요.

    올해부터 그 양상이 달라졌습니다.

    SK하이닉스가 지난 3월 한화세미텍에 두 차례에 걸쳐 420억 원 규모의 TC본더를 요청했죠.

    왜 갑자기 노선을 틀었는지, 이유가 궁금하실 텐데요.

    한 곳에만 의존하면, 추후에 가격 인상이나 공급 지연 등 각종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미반도체도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겠죠. 고객사를 뺏긴 거니까요.

    SK하이닉스에는 TC본더 가격을 28% 인상하겠다고 통보했고요.

    한화와는 '손절'했습니다. 최근 아워홈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호텔)에 인수되자, 위약금을 감수하고 급식 계약을 파기했습니다.

    한화세미텍과 한화호텔, 두 회사는 김승연 회장의 3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이끌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수주도 언뜻 보면 갈등이 봉합된 것으로 보이지만요.

    SK하이닉스가 두 회사에 모두 발을 걸쳐 놓은 것뿐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미반도체 입장에서도 856억 원 규모 물량을 새로운 경쟁사에 반이나 내어준 셈입니다.

    <앵커>

    한미반도체 해외 매출 비중이 급격하게 늘었던데, SK하이닉스 비중은 얼마나 줄어든 겁니까?

    <기자>

    한미반도체의 올해 1분기 매출(1,474억 원) 중 해외 고객사 비중이 90%였습니다.

    그렇다면 국내 고객사인 SK하이닉스는 10% 이하가 되겠죠.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전체 매출 중 SK하이닉스 거래 비중을 53.6%로 예측하는데요.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SK하이닉스의 비중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신 같은 기간 해외 매출 비중이 대폭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한미반도체 매출(5,589억 원) 중 해외와 국내 비중이 각각 41.3%, 58.7%였는데요.

    한미반도체는 "지난해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을 생산하는 북미 메모리 기업 수주가 대폭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서는 해외 매출의 대부분이 마이크론향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데요.

    SK하이닉스 비중이 10%가 채 안 되는데, 마이크론이 90%에 육박한다는 뜻입니다.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한미반도체도 고객사를 다변화하는 중인 거죠.

    반면, 한화세미텍은 TC본더에서 고객사가 아직 SK하이닉스뿐인데요.

    올해까지는 SK하이닉스 물량에 집중해, 당분간 TC본더 해외 매출이 발생하지 않을 전망입니다.

    <앵커>

    그럼 한미반도체가 SK하이닉스가 아닌 마이크론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겠네요?

    <기자>

    한미반도체는 고객사가 발주하면 그때 물량을 공급하는, 이른바 '을'이긴 합니다.

    다만, '슈퍼을'입니다. 전 세계 TC본더 1위일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거든요.

    HBM3E 12단 생산용 TC본더 시장에서 점유율이 90% 이상입니다.

    내년 매출도 2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했는데, 누구와 거래할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생깁니다.

    '한미반도체-SK하이닉스-엔비디아'로 이어지는 HBM 동맹이 삐걱거리고 있죠.

    그렇지만 당분간 두 회사가 헤어질 수 있는 상황은 아닌데요.

    한미반도체가 SK하이닉스의 손을 놓으면, 큰 고객사는 마이크론 정도만 남고요.

    SK하이닉스도 TC본더뿐만 아니라 후공정 대부분에 한미반도체 장비를 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미반도체가 마이크론 거래를 늘리면서 방향을 조금씩 틀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글로벌 HBM 시장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요.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2.5%로 가장 높습니다. 마이크론이 5.1%입니다.

    지금은 격차가 크지만, 마이크론이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패권을 노리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은 연내 HBM 시장 점유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는데요.

    오히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계획했던 것보다 장비를 덜 사겠다고 고객사들에 통보한 상황입니다.

    <앵커>

    앞으로 한화세미텍도 해외 고객사를 확보하려고 할 텐데, 한미반도체와 어떤 기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겁니까?

    <기자>

    두 회사 모두 TC본더의 생산성과 정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요.

    HBM4를 생산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입니다.

    TC본더가 HBM 핵심 제조 장비죠.

    D램을 여러 개 쌓아 올릴 때 열과 압력이 필요한데, 그 공정에 TC본더가 쓰입니다.

    나노미터(㎚) 단위의 극초미세 공정인 만큼 메모리 수율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TC본더 시장의 성장성도 큰데요.

    JP모건은 지난해 6,450억 원 규모에서 내후년 2조 990억 원으로,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관측합니다.

    HBM 사양이 높아지면서 시장의 관심은 이미 다음 단계에 쏠리는데요.

    '플럭스리스'나 '하이브리드 본딩' 등 차세대 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플럭스리스는 D램을 쌓아 올릴 때 불필요한 화학물질 사용을 줄이는 것을 뜻하고요.

    현재는 HBM을 만들 때 D램을 쌓으면서 사이사이에 '범프'를 넣어 연결하는데요. 이 범프 없이 D램을 직접 붙이는 방식이 하이브리드 본딩입니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하반기에 플럭스리스 장비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내년을 목표로 개발 중이고요.

    한화세미텍도 구체적인 시점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신기술 개발을 위해 이달 초 '첨단 패키징장비 개발센터'도 만들었습니다.

    당장 엔비디아가 올해 하반기에 차세대 제품 '블랙웰 울트라'를 선보이죠.

    거기에 HBM4가 들어가는 만큼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의 납품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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