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대표주자로 키워 반도체 신화를 재현하기로 했습니다.
과거 파운드리 사례에서 얻은 교훈을 삼성바이오에 적용해 초격차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겁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홍헌표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할 내용 살펴볼까요?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방식으로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해 100%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떼어냅니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시밀러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입니다.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완전 분리하기로 한겁니다.
앞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에만 집중하고, 에피스는 신약개발에 집중하는 바이오시밀러 회사로 키운다는 전략입니다.
반도체 분야로 비유하면 기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전자와 같은 종합반도체 회사였다면 이제 바이오로직스는 TSMC처럼 위탁생산만 하고, 에피스는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엔비디아 같은 회사로 이해하면 됩니다.
<앵커>
삼성그룹 차원에서 보면 그룹 대표사업을 반도체 뿐 아니라 바이오로도 확장하겠다는 의도로 보이는군요?
<기자>
삼성그룹은 故 이건희 회장 시절부터 바이오를 미래 먹거리로 삼았습니다.
지난 2010년 당시 이건희 회장은 "삼성의 주력상품인 스마트폰, LCD 등도 10년 내에 따라잡힐 수 있다"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때 과거 미래전략실에서 꼽은 5대 사업 중 하나가 제약바이오였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됐고, CDMO 회사로 출발했습니다.
제약바이오 분야는 신약을 개발하는데 오랜시간과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기 때문에 성과를 빠르게 낼 수 있는 위탁생산에 집중하는 전략이었습니다.
회사 설립 5년만인 2016년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고, 2020년에는 매출 1조원을 처음으로 넘었고, 지난해에는 4조5천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CDMO에서 빠른 추격자를 넘어 초격차를 실현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빠르게 키웠습니다.
1~4공장에 이어 올해 가동을 시작한 5공장까지 더하면 생산능력은 총 78만4천리터로 세계 최대 CDMO회사인 론자(78리터)를 뛰어넘게 됩니다.
또 오는 2032년에 8공장까지 완성되면 생산능력은 132만리터에 달하게 됩니다.
<앵커>
이번 분할의 목적이 위탁생산을 맡기는 고객사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목적도 있는데, 삼성 파운드리 사례에서 교훈을 얻은 것 같군요?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사업 분할 결정에 대해 고객의 잠재적인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바이오는 위탁생산과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함께했기 때문에 위탁을 맡기는 회사 입장에서는 바이오시밀러 경쟁자를 키워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거 삼성 파운드리가 겪었던 고객과의 신뢰문제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의 TSMC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부 안에 개발을 담당하는 시스템 LSI와 파운드리가 함께 있어 혹시 기술이 유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존재합니다.
또 과거 삼성 파운드리의 주고객사였던 애플이 '삼성전자가 아이폰 출시시점을 미리 알고, 갤럭시 출시를 준비한다'는 의심을 해 이후 거래가 끊기는 일도 있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고객사와의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 분할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분할로 바이오에피스는 독립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갖춘 바이오시밀러 회사로 거듭나게 됩니다.
온전히 개발에 집중해 바이오시밀러 뿐 아니라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개발 성공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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