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실물이전 시행 이후
20~40대가 퇴직연금 '대이동' 주도

'저축에서 투자로' 변화를 외친 일본에서 최근 투자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세대는 2030 청년층입니다. 최근 블룸버그는 일본 내 20대의 주식, 채권 뮤츄얼 투자 비율이 7년여 만에 세 배 가까이 증가해 36%까지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30대 역시 43%로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특히 한국의 ISA 계좌와 비슷한 NISA(소액투자 비과세제도)가 젊은 층을 시장으로 유도했는데요. 일본 정부는 지난해 NISA의 비과세 기간을 평생으로 연장하고 납입 한도도 3배 늘리면서, 40세 미만 NISA 계좌가 대폭 증가했습니다.
국내도 조기 대선 국면을 맞아 퇴직연금 계좌와 장기 보유자에 대한 과감한 세제 혜택과 증시 활성화 대책들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른바 Gen-Z(젠지·Z세대)들의 퇴직연금 계좌 가입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23일 <투자의 재발견>에서는 김민진 KB증권 연금컨설팅부 팀장, 김다현 KB증권 WM투자전략부 수석연구원과 함께 장기 연금 투자 전략을 살펴봤습니다.

● 20대 IRP 가입자 200% 급증…'시간의 마법' 연금 투자 열풍
김민진 팀장은 "은퇴 시기가 가까워져야 연금에 관심을 두던 이전 세대와 달리 젠지(Gen-Z) 세대들은 20대부터 노후준비를 스스로 나서는 모습이 뚜렷하다"며 "부동산 진입 장벽이 높아 연금 투자를 미래를 위한 기본 준비로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세액공제 혜택까지 더해지면서,연금저축, IRP, ISA 가입이 하나의 재테크 수단으로 잡리잡고, 연금도 투자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20~40대 직장인이 최근의 연금 자금 이동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김다현 수석연구원은 2030 세대의 경우 은퇴 이전에 여러번의 경기 사이클을 거치면서 다수의 증시 변동성을 경험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지역과 산업에 높은 비중을 배분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장기 적립식 투자와 함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한 꾸준한 관리를 강조했습니다. 김 수석 연구원은 "장기 투자의 첫 걸음을 내딛는 투자자의 경우, 전통적인 자산배분의 방식이라 불리는 주식과 채권을 6대 4로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로 시작해 볼 수 있다"며 "여기에 금 같은 대체 투자 비중을 추가하는 식으로 투자 범위를 확대하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특정 자산의 수익이 증가하면 일부를 실현해 안정적인 자산, 또는 앞으로 상승 가능성이 더 큰 자산으로 재투자하는 방식의 리밸런싱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 ISA vs. IRP, 절세효과 극대화 방법은?
대표적인 절세 계좌로 꼽히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와 IRP(개인형퇴직연금계좌). 김민진 팀장은 "ISA는 수익에 대한 세금 부담을 줄여준다면, IRP는 납입금 자체에 대한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계좌"라고 설명했습니다. 두 계좌 모두 예·적금, 펀드, 주식, ETF, 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지만, 중도 인출을 일부 제한됩니다. ISA는 3년 이상 유지 시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데, 납입 원금 내 중도 인출이 가능하지만 인출한 금액만큼 재납입할 수 없고, IRP는 55세 이후 연금 형태로 인출해야 합니다.

김 팀장은 "ISA와 IRP는 함께 활용하면 절세와 자산 증식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재테크의 짝꿍"이라며 "소득이 있다면, 먼저 IRP 부터 시작해 보시길 추천한다"고 말합니다. IRP에 납입한 금액은 연간 최대 9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고, 연말정산 때 세금 환급으로 바로 돌아오는 즉각적인 절세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ISA 계좌 만기 자금은 IRP로 이전하면 추가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2030세대처럼 시간이 가장 큰 자산인 투자자들은 '투자→절세→연금설계'로 이어지는 사이클을 만들면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김다현 수석연구원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주요 후보자들의 공약과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AI, 신재생에너지, 소비주, 금융주 등 업종별 순환매가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국내 증시의 방어력이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지만, 미 채권의 경우 금리 상승과 연초 대비 낮아진 달러원 환율로 신규로 진입하기는 괜찮은 시점이란 분석입니다.
김 연구원은 "연금 투자는 꾸준한 리밸런싱이 전략의 핵심인데, 시황을 계속 따라가기 어려운 투자자라면 장기 성장 테마를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AI 테마가 반도체와 반도체장비, 소프트웨어, 전력인프라, 소형원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등으로 확장되고 있는 만큼, 미래 기술 흐름을 따라가라는 것입니다. 김 연구원은 "AI 투자에 있어서는 미국과 중국, 한국 등 지역을 다각화해 투자하는 전략도 중요하다"며 "중국 정부의 민간기업에 대한 투자 기조가 변화하면서 중국 기술주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가 진행되는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한국경제TV는 급변하는 투자환경 속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인사이트가 가득한 고품격 투자 콘텐츠, <투자의 재발견>을 매주 금요일 오후 5시 방송합니다. 전체 내용은 한국경제TV <투자의 재발견>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