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층이 운전을 하지 않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아예 면허 취득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28일 경찰청에 따르면 2023년 10대, 20대 순수 신규 운전면허 취득자는 2020년 대비 각각 20%, 30%씩 감소했다.
이에 전국 운전면허학원도 줄었다. 올해 1분기 등록된 운전면허학원은 총 342개로 2020년 1분기(367개) 대비 7% 감소했다.
과거에는 수능만 치고 나면 대학 입학 전 운전면허부터 따러 갔다면, 최근에는 졸업 이후 사회에 진출해서까지 취득하지 않는 이들이 많아졌다.
고물가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차량 유지비는 커녕 운전면허 취득 비용조차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교통 체계가 발전해 딱히 면허가 필요 없기도 하다. 기후동행카드, K-패스 등 교통카드 시스템이 자리잡았으며 광역급행철도(GTX)가 개통되면서 자차 필요성이 줄어든 것이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김모(29) 씨는 최근 경기 포천시에 위치한 운전강습학원을 등록했다. 한 달간 매주 토요일마다 학원 셔틀을 타고 포천시에 내려가 수업을 듣고 시험을 치를 계획이다.
김씨는 "서울에서 면허를 딸 때보다 수강료가 저렴하고, 도로주행 코스도 훨씬 쉬워 탈락할 때마다 발생하는 추가 응시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씨가 등록한 포천 학원의 수강료는 약 80만원이라 서울의 운전면허학원 평균 강습료보다 약 10만원 싸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 소재 운전면허학원의 평균 강습료(2종 자동 기준)는 올해 1분기 90만원으로, 5년 전(70만원)보다 29%나 올랐다. 시험을 볼 때 별도의 보험료를 받는 학원도 있다.
그러나 김씨는 면허를 따더라도 차를 몰고 다닐 계획이 없다. 차량 구입 및 유지 비용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는 "기후동행카드를 쓰면 한 달 교통비를 6만원 선에서 유지할 수 있지만 자동차 구입 시 할부금, 기름값, 보험비 등 나갈 돈이 수십만원대로 높아진다"며 "운전하고 싶을 때마다 간헐적으로 차량공유서비스를 이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지비가 무서워 차를 몰지 않겠다는 사람도 있는 반면 최근 각종 블랙박스 사고 영상이 SNS로 퍼지고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까지 다뤄지면서 운전에 대한 공포심이 생겼다는 이들도 있다.
직장인 이은서(30) 씨는 "킥보드를 타는 아이들이 차에 치여 공중으로 날아가는 블랙박스 영상을 본 뒤로 아무리 운전을 잘해도 운이 안 좋으면 사람을 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면허가 있지만 차를 살 생각도, 운전할 생각도 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의 '2024 내수 시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의 신차 구매는 전년 대비 12% 줄어 전 연령층 중에서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20대는 중고차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2018년과 비교해 작년 중고차 시장 점유율을 견조하게 유지해 30∼40대의 점유율이 5.6%포인트 감소한 것과 비교된다. 같은 기간 20대의 인구가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중고차 선호도는 높아진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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