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본투표가 3일 오전 6시 전국 1만4천295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시민들은 한표를 행사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지정된 주소지 관할 투표소로 향했다. 투표는 동사무소나 학교 등 관공서부터 피자집, 주차장까지 다양한 장소에 설치됐다.
서대문구 '고래한입피자'는 평소에는 피자집 겸 카페이지만 이날 하루는 '이색 투표소'가 됐다.
투표 시작 30분도 전인 오전 5시 30분부터 시민들이 줄을 서기 시작해 6시에는 대기 인원이 25명으로 불어 식당 건물을 빙 둘러쌌다.
손님을 위한 탁자와 의자는 모두 사라지고 기표대 4개가 들어섰다. 장애인과 어르신을 위한 임시 경사로도 계단 위에 놓였다.
가장 먼저 투표한 노한영(30)씨는 "지난 총선 때 줄이 너무 길어 일찍 왔는데 1번이 됐다"며 "늘 주민센터서 투표하다 이런 곳에서 투표하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노씨는 "나라 안팎으로 아주 힘든데 눈앞의 자기 이익만 보지 않고 장기적으로 보는 후보를 뽑으려고 왔다"고 말했다.
선거일에도 쉬지를 못해 출근 전 발걸음을 한 시민도 있었다.
김모(80) 씨는 "오늘도 현장 일을 뛰는데 투표 먼저 하고 가려고 일부러 6시 전에 왔다"면서 "일해도 투표는 해야죠. 그게 국민의 의무"라고 말했다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도 오전 6시부터 유권자 150명이 찾았다.
보행 보조기를 끌고 투표장을 찾은 80대 노인, 부모님을 동반해 투표장을 찾은 중년층, '까치집 머리'로 부모 손에 이끌려 투표장을 찾은 아이들 등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오전 6시 10분께 투표를 끝낸 한지훈(87)씨는 "무릎 수술을 받아 거동이 쉽진 않지만 그래도 내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장을 찾았다"며 "지도자의 판단이 국가의 명운을 가를 수 있다는 걸 봤던 겨울 아니었느냐"고 말했다.
이곳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서초동 사저가 속한 선거구 투표장이다.
두 딸과 투표장을 찾은 권선아(39)씨는 "정치도 경제도 어수선한데 안심하고 아이들을 키울 수 있도록 하루빨리 국가가 안정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생후 120일 된 아들을 안고 투표장에 온 안성일(39)씨 역시 "아이를 위한 선택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 노량진초등학교 투표소에도 아침부터 시민들이 모였다. 일부 시민은 투표소를 잘못 찾아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사전투표와 달리 본투표는 관할 투표소가 정해져 있다.
퇴사 후 경찰공무원 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고민혁(29)씨는 "투표권을 얻기 위해 앞선 세대 분들이 희생을 많이 하신 만큼 더 열심히 참여하려 한다"며 "다만 바로 옆 주민센터로 가야 하는데 투표소를 잘못 찾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새벽부터 투표소 취재를 나온 기자를 향해 일부 선거관리관은 "무슨 이유로 나왔느냐"며 경계하기도 했다. 최근 부정선거를 감시한다며 투표소 앞을 지키는 단체가 많아서다.
이번 대선의 본투표는 오후 8시까지 14시간 동안 진행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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