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로 미국 내 자동차 공장이 가동을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미 자동차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업계를 대변하는 자동차혁신연합(AAI)은 지난달 9일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보낸 비공개 서한에서 이러한 의견을 전달했다.
AAI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BMW,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도요타, 현대차, 기아 등 글로벌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AAI는 서한에서 "이러한 요소들과 희토류 자석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접근이 없으면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들이 자동변속기, 스로틀 보디, 얼터네이터, 다양한 모터, 센서, 안전띠, 스피커, 조명, 파워 스트어링, 카메라 등 핵심 부품들을 생산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존 보젤라 AAI 최고경영자(CEO)와 빌 롱 MEMA CEO는 지난달 30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상황이 해결되지 않았으며 여전히 우려스러운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달 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무역 협상에서 이 문제가 의제에 올랐다고 보젤라 CEO는 전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4일 희토류 7종에 대해 중국 밖으로 반출하려면 특별 수출 허가를 받도록 했다.
7종은 전기차용 자석 등에 첨가되는 디스프로슘, 코발트 자석에 쓰이는 사마륨, 조영제로 사용되는 가돌리늄, 형광체 원료 테르븀, 방사선 치료에 쓰이는 루테튬, 항공기 부품 등에 사용되는 스칸듐, 고체 레이저 제조용 이트륨이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17개 희귀 금속 원소)의 약 70%를 채굴하며 전 세계에서 채굴된 희토류의 90% 이상을 가공하는 만큼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시작하자 글로벌 공급망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됐다.
실제로 지난 4월 중국산 희토류 자석의 대미 수출이 절반으로 급감했다. 허가 신청 절차가 불투명하거나 기업들이 수백 쪽에 달하는 문서 제출을 요구받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소셜미디어에 중국이 '관세 휴전' 합의 조건을 위반했다고 비난했지만, 주미 중국대사관은 미국이 반도체 분야 수출 통제를 남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독일 자동차 업계도 희토류 공급 문제와 관련해 같은 우려를 표명했다.
힐데가르트 뮐러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 회장은 로이터에 보낸 입장문에서 독일 자동차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뮐러 회장은 중국이 폴크스바겐 공급업체 등 소수 업체에 희토류 공급 허가를 발급했지만, 원활한 생산을 위한 충분한 공급을 보장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빨리 나아지지 않으면 생산 지연이나 심지어 생산 중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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